귀찮은 중고 거래? 옷 내다놓기만 하세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중고 거래가 빠르게 대중화된 요즘.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고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말 그대로다. 중고는 그야말로 ‘불편’하다. 최대한 새것처럼 보이도록 제품을 닦고, 사진을 찍어, 앱에 올리고, 설명글을 달고…. 심지어 생면부지 상대방과 가격을 놓고 신경전을 펼칠 때도 있다.
김혜성 마인이스 대표(32)가 운영하는 패션 앱 ‘차란’은 기존 개인 간 중고 거래 서비스에서 문제점으로 꼽혔던 번거로움을 전부 대신해준다. 이용자는 문 앞에 팔고 싶은 옷을 내다놓기만 하면 된다. 차란이 의류를 대신 수거해 살균·세탁도 해준다. 까다로운 촬영도, 가격 협상도, 진품 감정과 사이즈 실측, 마지막 판매에 이르기까지 모두 회사가 대신 다 한다.
“중고 거래가 활성화됐다지만 여전히 그냥 버려지는 옷들이 너무 많아요. 내다 파는 과정이 너무 귀찮기 때문이죠. 쓰레기통에 들어갔을 옷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차란 앱에 올라온 옷이 팔리면 판매자와 마인이스가 돈을 나눠 갖는다. 옷마다 다 다르지만 보통 70%를 셀러가, 30% 정도를 회사가 가져오는 식이다. 옷이 비싸게 팔릴수록 판매자에게 할당되는 비율이 더 높아진다. 좋은 상태의 옷이 더 많이 들어오게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구조다. 판매가 어려운 옷은 동의를 얻은 후 판매자 이름으로 기부된다.
“재구매율이 45%, 재구매에서 3차 구매로 가는 고객 비율이 60%나 돼요. 앞으로 가격 데이터가 쌓이고 사진 촬영 등에 필요한 자동화 기술이 고도화되면 수익도 더 커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패션 리커머스라는 ‘핫’한 아이템. 여기에 명확한 수익 모델까지 갖춘 스타트업이 등장하자 자본 시장은 뜨겁게 반응했다. 오픈 베타 서비스를 론칭하고 불과 5개월 만인 올 7월, 총 53억6000만원 규모의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 혹한기에 신음하는 요즘 스타트업 업계에서 이례적인 거액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등 여러 선배 창업가들의 엔젤 투자를 비롯해, 차란 서비스에서 물류 부문을 담당할 CJ대한통운 같은 전략적 투자자도 여럿 참여했다.
“여성 패션은 종류도 많고 모양도 제각각이라 상품화가 가장 어려운 분야입니다. 여기서 쌓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다른 카테고리까지 영역을 빠르게 확장해나갈 계획이에요. 고퀄리티 중고 제품을 언제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는 ‘온라인 중고 백화점’이 꿈입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5호 (2023.11.22~2023.11.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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