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통한 정밀의료' 목표 제시한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
'디지털 표현형' 강조한 황희 대표
당뇨 솔루션 '감마'로 서비스 첫 선 전망
CGM 통해 "당뇨 환자도 파스타 먹을 수 있게"
"카카오의 비전은 기술로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표현형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이전과 다른 정밀 의료가 가능해진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24일 서울 광진구 국립건강정신센터에서 열린 '2023년 디지털치료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진행된 특강에서 이같이 말하며 카카오헬스케어가 앞으로 펼쳐나갈 사업에 대해 '가상 진료(Virtual Care)'와 '데이터 조력자(Data Enabler)'라는 두 개의 축을 제시했다.
이 같은 조합에 대해 "(김범수) 의장도 이해시키기 어려웠다"며 "보통 동떨어진 두 개의 사업이라고 걱정한다"고 토로한 황 대표는 가상 진료에 대해서는 당뇨, 전당뇨 등 만성질환으로 시작해 정신과 영역으로 가는 것이고, 데이터 조력자에 대해서는 병원에 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정제해 정밀 의료 형태로 쓸 수 있게 할까에 대한 이슈라고 첨언했다.
이 둘을 한데 모으는 핵심은 '디지털 표현형'이다. 개인이 일상 속에서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서 모인 데이터를 통해 자연스레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유전자 변이 등으로 인해 생물학적 표현형이 존재하는 암 같은 질환과 달리 당뇨 같은 생활 습관 질환은 마땅한 표현형이 없다. 그러나 황 대표는 "질환별로 수직적(vertical)으로 접근한다면 각 병원이 가진 몇천명의 데이터에다가 뭘 먹고 운동했는지를 볼 수 있는 데이터를 모아서 보내줄 수 있다면 각종 디지털 표현형을 볼 수 있게 된다"며 "특정 영역에서는 가상 진료와 데이터가 붙은 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같은 구조를 통해 카카오헬스케어는 현재 당뇨 관리 솔루션인 '감마(Gamma)'를 필두로 데이터 기반의 혁신 및 연구 프로젝트 '델타', 디지털 프런트 도어를 내건 '베타', 행동 건강 가상 진료 '뮤', 근골격계 질환 가상 진료 '시그마' 등 5종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가장 속도를 내는 건 감마다. 황 대표는 "국내에서만 당뇨 환자가 600만명이고, 전당뇨는 1500만명"이라며 "당뇨가 50~60대에 시작돼서 70~80대에 생기는 것과 30~40대에 생기는 건 삶의 질에서 큰 차이가 있는 만큼 서비스가 개입해 당뇨가 늘어나는 속도를 조금만 늦출 수 있다면 이에 따라오는 사회적 효과가 큰 영역"이라고 감마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솔루션의 핵심은 연속혈당측정기(CGM)가 될 전망이다. 직접 채혈을 통해 혈당을 재는 등 번거로운 점이 많았던 기존의 자가혈당측정기(SBGM)에 비해 CGM은 팔 또는 복부에 붙여놓으면 자동으로 혈당을 지속해서 측정해줘 환자의 편의성이 매우 높다.
이에 황 대표는 "CGM이 패러다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면서도 실제 변화를 위해서는 빠져 있는 게 있다고 짚었다. 그는 "CGM과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은 애초에 생활 습관을 바꾸겠다고 만든 게 아니다"라며 "데이터를 진료용으로 의사들에게 주는 것이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봐도 아무것도 모르는 '비어있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CGM 데이터를 분석해 리포트를 제공하고, 만약 병원과 협력이 된다면 이를 바로 전자의무기록(EMR)에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이다.
감마 솔루션에서 카카오헬스케어가 출시하는 서비스의 이름은 '파스타(PASTA)'로 정해졌다. 개인화(Personalisation)·접근성(Accesibility)·지원(Support)·기술(Technology)·경제성(Affordability)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것으로 황 대표는 "당뇨 환자가 먹으면 안 되는 것 같은 음식이 파스타"라며 "당뇨 환자도 파스타를 먹고 살게 해주겠다는 게 컨셉"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비스 사용료는 CGM 센서 비용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CGM 개발사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덱스콤에서 한 번도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SDK)를 서드 파티에 열어준 적이 없다"며 "한국과 일본·중국에서도 파스타 앱에 자신들의 앱을 대체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고 한 상태"라고 전했다. 또 다른 CGM 업체인 아이센스를 비롯해 인슐린 펜을 보유한 노보 노디스크, 당 관리를 반영한 식품을 개발하고 있는 CJ제일제당과도 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인 델타에 대해서는 "병원이 한국에 많다지만 각자의 규모를 보면 조금씩 부족하다"며 "특정 질환을 보기 위해서는 여러 병원의 데이터를 합쳐야 한다"고 협업을 통해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구글 클라우드와 함께하고 있다"며 "실제로 연합학습을 돌렸더니 구글에서도 놀랄 정도로 잘 됐다"고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어 뮤 프로젝트에 대해 황 대표는 우선 원격 의료로 보일 수 있는 만큼 대해서는 '한국에서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한국은 수가가 제대로 정해져 있지 않다"며 "의료 자원이 부족하다 보니 비대면 환자 모니터링(RPM)을 하고 있는 미국에서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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