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토크쇼, 임영웅 콘서트 "같은 날 바로 옆" 개최 논란

李, 26일 대구 엑스코 서관서 토크콘서트
임영웅, 50m 거리 동관서 공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6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토크콘서트를 연다고 밝힌 가운데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가수 임영웅의 콘서트가 열리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일부러 임영웅 콘서트와 같은 장소를 선택해 세를 실제보다 부풀리고자 한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2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주 일요일 오후 2시, 대구 엑스코에서 대한민국과 대구, 그리고 경상북도의 미래에 대해서 열려있는 대화를 나눌 계획"이라며 "참석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열려있으며 여러분의 다양한 고민을 함께 담아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허은아 국회의원,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등 이른바 '천·아·용·인'으로 불리는 이 전 대표 측근들도 함께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또 이 전 대표는 "시간이 되는대로 현장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할 계획이며 희망하시는 모든 분은 행사 전후 사진 촬영도 하실 수 있다"며 "대구·경북 연락망을 통해 문자를 받지 않으셨더라도 주변에 같이 오시고 싶은 분들은 누구나 오실 수 있다"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의 토크콘서트가 열리는 장소는 대구 북구에 있는 엑스코 서관의 오디토리움이다. 이곳에는 계단식 객석 1572석이 마련돼 있으며 주로 문화 이벤트나 소규모 공연 등이 열린다. 엑스코 홈페이지에 따르면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이라는 제목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당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 6시 엑스코 동관 5홀, 6홀에서는 가수 임영웅의 대구 콘서트가 열린다. 이날 공연은 24일부터 3일간 열리는 임영웅의 대구 콘서트 중 마지막 공연이다. 소속사 물고기뮤직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콘서트 티켓 예매 오픈과 함께 예매사이트에는 최대 120만 트래픽이 몰려 티켓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임씨의 콘서트가 열리는 공간은 총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가수 임영웅 콘서트 포스터[이미지출처=CJ ENM 제공]

같은 날, 같은 곳에서 이 전 대표와 임영웅의 행사가 함께 열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누리꾼은 이 전 대표가 일부러 임영웅 콘서트와 같은 장소로 행사를 잡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누리꾼은 "임영웅 팬들을 이 전 대표 지지자인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것 아니냐"며 "한 달 전부터 예정된 임영웅 콘서트와 같은 날짜, 같은 장소를 잡은 게 우연이라고 하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임영웅 팬들은 대부분 임영웅을 상징하는 색인 하늘색 차림을 하고 오니 이준석 지지자들과는 누가 봐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누리꾼은 "추운 계절이라 외투까지 하늘색으로 맞춰 입지는 않을 것이고 그렇다면 어떤 행사 때문에 온 것인지 알아보기 힘들 수도 있다"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 토크콘서트가 열리는 엑스코 서관과 임영웅 콘서트가 열리는 동관은 별개의 건물이지만, 거리는 50m에 불과하고 왕복 2차로 도로를 사이에 둔 채 나란히 붙어 있다. 통상 임영웅 콘서트에 가는 팬들은 공연 수 시간 전부터 공연장에 미리 가서 포토존에서 사진도 찍고, 굿즈를 사기도 한다.

이 전 대표 "임영웅 팬이 이준석을 보러 들어올 확률은 0"

이러한 논란이 일자 24일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2시에 시작하는 행사랑 6시에 시작하는 공연은 입장 시간이 확연히 다를뿐더러 대구에서 엑스코에서 행사하는 게 특별한 일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멀리 떨어진 엑스코 서관과 동관을 헷갈려서 임영웅 팬이 4시간 일찍 와서 이준석을 보러 들어올 확률은 0"이라며 "실체 없는 네티즌 이름을 빌려 없는 논란을 억지로 만들 필요 없다"고 못박았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