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정신뿐 아니라 '몸'도 병들게 한다

이해나 기자 2023. 11. 2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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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의 가정폭력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신질환 발병 위험 높여가정폭력을 겪은 피해 아동 2명 중 1명은 정신질환에 시달린다.

2018년 진행된 영국 버밍엄대 연구에 따르면 가정폭력을 겪은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중증 정신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4배 더 컸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는 육체적·정신적·성적인 학대, 신체적·정신적 방치, 가정폭력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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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은 정신 건강뿐 아니라 신체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유명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의 가정폭력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현지 시간)에 다수의 해외 매체는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둘째 아들 팍스 졸리 피트가 지난 2020년 비공개 소셜 미디어 계정에 올린 글을 공개했다. 이 글에서 팍스는 피트를 향해 "당신은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삶을 끊임없는 지옥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가정폭력은 피해자에게 큰 심리적 외상을 입힐 뿐 아니라 신체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정신질환 발병 위험 높여
가정폭력을 겪은 피해 아동 2명 중 1명은 정신질환에 시달린다. 2015년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학대 피해 아동의 50.8%가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다. 2018년 진행된 영국 버밍엄대 연구에 따르면 가정폭력을 겪은 아동은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중증 정신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4배 더 컸다.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인 정신질환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23%),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21.3%), 우울장애·적대적 반항장애(16.4%)였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산만함과 과잉행동이 주요 증상이며,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는 심각한 외상을 겪은 후에 나타나는 불안 장애를 말한다. 우울장애는 우울감과 의욕 저하가 나타나며, 적대적 반항장애는 거부적·적대적·반항적 행동 양상이 최소한 6개월 이상 지속돼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준다.

◇흡연·음주에 의한 악영향도 
가정폭력 피해를 입으면 간염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속 밥 안다(Bob Anda) 박사와 빈센트 펠리티(Vincent Felitti) 박사는 ACES(Adverse Childhood Experience Study)를 진행해 유아기 학대 경험과 성인기 건강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연구진은 성인 1만7500명을 대상으로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구체적인 ACE 점수로 측정했다. 어린 시절 트라우마에는 육체적·정신적·성적인 학대, 신체적·정신적 방치, 가정폭력 등이 포함됐다. 각 항목에 해당될 때마다 ACE 점수는 1점씩 더해졌다. 연구진은 ACE 점수가 높을수록 신체적 건강이 안 좋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ACE 점수가 4점인 사람은 0점인 사람보다 간염에 걸릴 확률이 2.5배 높았다. 이는 어릴 적부터 폭력이나 방치를 겪으면 다른 사람들보다 흡연, 음주 등을 많이 할 경향이 높다는 점에서 비롯됐다. 이외에도 만성폐쇄성폐질환에 걸릴 상대적 위험도도 2.5배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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