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에 칼빼든 민주…"그 말 뭐가 문제냐"던 남영희 사퇴
최강욱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 등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이 막말 관련 공천 기준을 강화하고 관련자의 추가 조치를 시사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SBS라디오에서 “일부 유튜브 방송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경우에 대해 어떠한 형태든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면서 “비명이든 친명이든, 그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징계의 칼날이 무뎌지거나 날카로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전날 최 전 의원을 공개적으로 옹호한 친명계 인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외 친명계로 분류되는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전날 유튜브 ‘박시영TV’에서 ‘암컷 발언’에 대해 “그 말을 왜 못하는가. 어떻게 ‘조중동 프레임’에 갇혀서 민주당은 매번 이렇게 우리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게 만드는가”라고 했다. 앞서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민형배 의원 북콘서트에서 김건희 여사를 겨냥하며 “동물농장에서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이라고 말했었다.
남 부원장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은 24일 “도대체 누구를 보고 정치를 하기에 이런 막말과 썩어빠진 상황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남 부원장 발언으로 민주당의 진정성이 부정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남 부원장은 결국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했다.
민주당은 '막말 리스크'를 총선 공천에 반영하기로 했다. 한병도 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총선기획단은 후보자 검증위원회에 부적절한 언행을 한 후보자 검증을 강화할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며 “공직자 윤리의식 및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막말, 설화, 부적절 언행은 검증위원회 단계에서부터 검증하고 공천 심사에 반영할 것이며, 후보자 서약서에도 향후 막말과 설화 관련 내용을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당 지도부의 거듭된 경고에도 막말 논란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최 전 의원의 경우 지난 21일 조정식 사무총장의 엄중 경고 이후에도 또 다시 SNS에 “It's democracy, stupid(이게 민주주의야, 멍청이들아)”라는 글을 올렸었다. 북콘서트 주최자인 민형배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 심각한 문제였으면 그 자리에서 난리가 나지 않았겠냐. (이 사건은) 김용민과 민형배를 공격하기 위해서, 심하게는 (정부의) 행정 전산망 문제를 덮는 데 도움이 된 셈”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0~22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민주당은 27%를 기록해 국민의힘(34%)에 7%포인트 뒤졌다. 2주 전보다 민주당은 1%포인트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3%포인트 올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말은 입에서 나온 순간부터 내 것이 아니다. 주워 담을 수 없다는 뜻”이라며 “특히 정치인의 말은 무거워야 한다. 삼사일언(三思一言·세 번 생각하고 한번 말함)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명계 송갑석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당내 몇몇 인사가 일말의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김건희 여사에겐 설치는 암컷이라 해도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게 맞느냐. 우리 당의 수준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참담할 따름”이라고 적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하로 꺼지는 고통속 고마운 동생" 최동석 또 의미심장 SNS | 중앙일보
- "남편, 돈 대신 제주땅 받아와"…그 교사 120억 날린 사연 | 중앙일보
- 팩폭 '서장훈식 위로' 왜 떴을까…'청년비하' 야당이 되새길 때 | 중앙일보
- 초장 올린 석화 7개가 2만원 "충격"…종로 포차 '바가지 논란' | 중앙일보
- “의사 양반, 나 죽기 싫어요” 존엄 지킨다던 노인의 본심 | 중앙일보
- "날 죽여라"던 연쇄살인마 유영철, 돌연 교도관에 복종한 이유 | 중앙일보
- 국대 손준호 6개월째 구금…중국, 클린스만 호소에도 "법대로" | 중앙일보
- 강남 청약 30평대 사라졌다…몰래 남겨둔 '29가구의 비밀' [부동산? 부동산!] | 중앙일보
- 이번엔 사무실 근무중 단추 풀었다, 7급 공무원의 노출 방송 | 중앙일보
- 난데없이 형수 등장했다…'불법촬영·협박' 황의조 스캔들 전말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