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에 칼빼든 민주…"그 말 뭐가 문제냐"던 남영희 사퇴

정용환, 김한솔, 이세영 2023. 11. 2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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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욱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 등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이 막말 관련 공천 기준을 강화하고 관련자의 추가 조치를 시사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SBS라디오에서 “일부 유튜브 방송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경우에 대해 어떠한 형태든 책임을 물을 생각”이라면서 “비명이든 친명이든, 그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징계의 칼날이 무뎌지거나 날카로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전날 최 전 의원을 공개적으로 옹호한 친명계 인사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외 친명계로 분류되는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전날 유튜브 ‘박시영TV’에서 ‘암컷 발언’에 대해 “그 말을 왜 못하는가. 어떻게 ‘조중동 프레임’에 갇혀서 민주당은 매번 이렇게 우리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게 만드는가”라고 했다. 앞서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민형배 의원 북콘서트에서 김건희 여사를 겨냥하며 “동물농장에서도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이라고 말했었다.


남 부원장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의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은 24일 “도대체 누구를 보고 정치를 하기에 이런 막말과 썩어빠진 상황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남 부원장 발언으로 민주당의 진정성이 부정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남 부원장은 결국 이날 오전 사의를 표명했다.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1대 국히의원 선거 동·미추홀을 후보 시절 출근길 시민을 상대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은 '막말 리스크'를 총선 공천에 반영하기로 했다. 한병도 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총선기획단은 후보자 검증위원회에 부적절한 언행을 한 후보자 검증을 강화할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며 “공직자 윤리의식 및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막말, 설화, 부적절 언행은 검증위원회 단계에서부터 검증하고 공천 심사에 반영할 것이며, 후보자 서약서에도 향후 막말과 설화 관련 내용을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당 지도부의 거듭된 경고에도 막말 논란이 반복되고 있어서다. 최 전 의원의 경우 지난 21일 조정식 사무총장의 엄중 경고 이후에도 또 다시 SNS에 “It's democracy, stupid(이게 민주주의야, 멍청이들아)”라는 글을 올렸었다. 북콘서트 주최자인 민형배 의원은 전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렇게 심각한 문제였으면 그 자리에서 난리가 나지 않았겠냐. (이 사건은) 김용민과 민형배를 공격하기 위해서, 심하게는 (정부의) 행정 전산망 문제를 덮는 데 도움이 된 셈”이라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확인 경력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상고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하락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0~22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민주당은 27%를 기록해 국민의힘(34%)에 7%포인트 뒤졌다. 2주 전보다 민주당은 1%포인트 떨어졌고, 국민의힘은 3%포인트 올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말은 입에서 나온 순간부터 내 것이 아니다. 주워 담을 수 없다는 뜻”이라며 “특히 정치인의 말은 무거워야 한다. 삼사일언(三思一言·세 번 생각하고 한번 말함)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명계 송갑석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당내 몇몇 인사가 일말의 문제의식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김건희 여사에겐 설치는 암컷이라 해도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게 맞느냐. 우리 당의 수준이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참담할 따름”이라고 적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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