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인 발단' 코인 발행사 대표 등 8명 기소

황서율 2023. 11. 2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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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강남 납치 살인사건의 발단이 된 퓨리에버 코인을 시세조종 한 혐의로 발행사 대표 등 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24일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은 사기 혐의로 퓨리에버 코인 발행사 유니네트워크 대표 이모씨(58)와 전문 시세조종업자 A씨 등 8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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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강남 납치 살인사건의 발단이 된 퓨리에버 코인을 시세조종 한 혐의로 발행사 대표 등 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24일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동수사단(단장 이정렬)은 사기 혐의로 퓨리에버 코인 발행사 유니네트워크 대표 이모씨(58)와 전문 시세조종업자 A씨 등 8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퓨리에버는 미세먼지 저감 사업 추진 명목으로 발행된 공기청정기 관련 코인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21년 4월28일부터 5월6일까지 퓨리에버 코인에 대해 허위공시, 시세조종 등을 통해 가격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킨 후 매도하기로 공모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회원들을 속여 약 6100명에게 코인을 팔아 약 21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씨와 코인컨설팅업체 대표 B씨가 3명으로 구성된 시세조종팀과 A씨에게 시세조종을 목적으로 코인 5520만개를 전송했음에도 이를 퓨리에버 발행업체의 '미세먼지 저감 사업' 등을 위한 협력업체에 정상적으로 제공한 것처럼 허위 내용을 공시했다고 봤다. 이씨와 B씨는 코인 시장 브로커로부터 이들을 소개받았다.

또, 검찰은 시세조종팀과 A씨가 시세조종 기술자인 C씨를 동원해 자전거래·통정거래 등의 시세조종 한 것으로 파악했다.

시세조종팀이 발행사로부터 시세조종 작업을 의뢰받으면 시세조종팀은 A씨에게 이를 재의뢰하고 A씨는 시세조종 기술자 C씨에게 이를 지시해 실행하는 구조로 범행이 이뤄졌다. 시세조종팀은 2019년 코인을 거래소에 상장한 적 있는 경험자들로 MZ조폭을 동원해 미술품 투자수익금을 돌려달라며 갤러리 대표를 협박한 혐의(특수강도)로 지난 10월13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구속기소 된 이력도 있다.

전문업자, 자전거래봇 동원해 시세조종
자료=서울남부지검

이번 수사로 검찰은 코인 시장에도 주식시장에서처럼 전문 시세조종 업자를 동원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 이씨와 A씨는 코인 브로커의 소개로 시세조종을 모의하면서 시세조종에 따른 수익분배 비율을 약정하고 시세조종 과정에서 총 5회에 걸쳐 시세조종 수익을 정산했다. 수익 분배는 전체 수익의 40%를 발행업체가 가져가고 시세조종 업자가 60%를 가져가는 식이었다.

이씨 등은 코인과 연계된 프로그램이 상용화가 불가능했음에도 상용화 수준에 이른 것처럼 시세조종 기간에 집중적으로 공시해 코인 가격을 단기 상승시키는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코인 거래에만 사용할 수 있는 시세조종 수법도 동원했다. 코인 발행사는 테스트를 빙자해 자신들이 관리하는 전자지갑을 락업(코인 거래가 불가능 하도록 함)해 거래소로의 코인 유입을 차단했다. 이후 유통량이 제한된 상태에서 시세조종 작업을 하는 일명 '가두리 펌핑'을 통해 쉽게 가격 상승을 유도했다.

아울러 이들은 '자전거래봇'으로 불리는 자전거래 프로그램을 동원했다. 검찰은 코인 거래량 분석을 통해 시세조종 기간의 일평균 거래량이 그 직전과 비교했을 때 400배 이상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C씨의 사무실 압수수색 당시 '자전거래봇'이 돌아가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또, 검찰은 이들이 일정 거래 규모 이상 회원에게 수수료 할인을 해주는 거래소 VIP 계정을 이용해 수수료 부담 없이 자전거래를 실행한 사실도 파악했다.

이번 사건에 강남 납치·강도살인의 피고인과 피해자는 관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검찰은 강남 납치·강도 살인과 관련해 이들이 이번 사건과 별개로 다른 시기에 시세조종을 했는지에 대해서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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