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號 미래 위한 세대교체…LG전자는 ‘조주완 웨이’ 가속
LG전자가 최고경영자(CEO) 직속 해외영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글로벌 시장 발굴과 성장에 속도를 낸다. 이날 LG전자를 끝으로 LG그룹의 2024년 임원인사도 마무리됐다. 취임 6년 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성과주의’와 ‘미래준비’에 기반을 둔 세대교체에 나서며 ‘구광모 체제’를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24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2024년 조직개편과 임원 49명(사장 2명, 부사장 5명, 전무 7명, 상무 35명)에 대한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먼저 조직개편은 ‘2030 미래비전’에 속도를 내고 이를 위한 조직 역량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LG전자는 지난 7월 ‘가전을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 직속으로 신설된 해외영업본부는 글로벌 시장 변화 속 고객가치 창출 기회를 찾아내고, 글로벌 브랜드 위상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기업 간 거래(B2B) 사업 강화를 위해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사업에 대한 해외 지역·법인의 실행력을 높이고, 콘텐트·서비스와 같은 비하드웨어(Non-HW) 결합 사업이나 소비자직접판매(D2C)와 같은 신사업 모델을 가속할 전망이다.
해외영업본부장은 북미지역대표를 역임한 윤태봉 부사장이 맡고, 산하에 북미·유럽·중남미·중아(중동·아프리카)·아시아 지역대표와 법인, 글로벌마케팅그룹, D2C 사업그룹 등이 배치된다.
LG전자는 이번에 기존 4개 사업본부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소폭의 조직개편도 했다. H&A(생활가전)사업본부는 에어솔루션사업부 산하에 엔지니어링담당을 신설했다. 냉난방공조(HVAC) 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서다. 기존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산하 홈뷰티사업도 H&A사업본부로 옮겼다.
HE사업본부는 기존 TV를 넘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 스마트 TV 운영체제(웹OS) 개발·운영·지원기능 강화를 위해 본부장 직속 웹OS SW개발그룹을 새로 만들고, 확장현실(XR) 사업담당도 신설했다. VS(전장)사업본부는 마케팅 기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본부 직속 글로벌고객전략담당을 신설했다.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는 인도 지역의 성장세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B2B인도사업실→B2B인도사업담당 등으로 격상했다.
임원인사는 ‘조주완 체제’에 힘을 실으면서도 중·장기 미래사업에 방점을 뒀다. 먼저 박형세 HE사업본부장과 정대화 생산기술원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1994년 입사한 박 본부장은 홈엔터테인먼트 분야 전문가로, TV 시장 침체 속 사업 포트폴리오 업그레이드와 수익성 개선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대화 원장은 2020년부터는 생산기술원장을 맡아 스마트팩토리 사업화 기반 구축 등에 기여해왔다. 다음은 승진 임원 명단.
▶부사장 김원범 왕철민 이석우 이충환 이현욱 ▶전무 김경남 김우섭 김재승 박준은 이강원 전홍주 홍성표 ▶상무 강성민 강제남 김광호 김동민 김민국 김성혁 김유재 김정택 김창환 박수현 박완규 박용 박용준 박인섭 박인욱 박종민 박형호 서영덕 서주원 손성주 심인구 엄기표 위성윤 윤승용 윤훈기 이동철 이승엽 이준배 이준성 이홍수 정두경 정성현 채상철 최성수 최원조
━
LG그룹 성과·미래 방점…실전형 인재 배치
한편 올해 LG그룹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17년간 주요 계열사 최고 경영진을 두루 역임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의 용퇴다. 지난해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에 이어 올해 권 부회장까지 퇴임하며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이 임명한 부회장단은 모두 물러나게 됐다.
2018년 구 회장 취임 당시 6명이던 부회장단은 2명으로 간소화됐다. 3M 출신인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구 회장 취임 이후인 2018년 영입됐고, 권봉석 ㈜LG 부회장은 2021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전체 승진 규모는 지난해 160명보다 줄어든 139명이다. 이중 신규 임원은 99명으로, 지난해 114명보다 줄었다. 신규 임원의 평균 연령은 49세로 지난해와 같다. LG이노텍에서 1970년생 CEO가 나왔고, 1980년대생 임원 5명을 포함해 신규 임원의 97%(96명)가 1970년 이후 출생자다. 최연소 임원은 1982년생인 LG생활건강 손남서 상무다.
그룹 내 연구개발(R&D) 임원 규모는 196→203명으로 늘어 역대 최대가 됐다. 또 전체 승진자는 줄었지만, 지난해와 동일하게 9명의 여성인재가 승진(전무 1명, 신규 임원 선임 8명)했다. LG그룹의 여성 임원은 2019년 초 29명에서 5년 만에 61명으로 늘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엑소 전 멤버 크리스의 몰락…中서 강간죄로 징역 13년형 '확정' | 중앙일보
- "남편, 돈 대신 제주땅 받아와"…그 교사 120억 날린 사연 | 중앙일보
- "지하로 꺼지는 고통속 고마운 동생" 최동석 또 의미심장 SNS | 중앙일보
- 팩폭 '서장훈식 위로' 왜 떴을까…'청년비하' 야당이 되새길 때 | 중앙일보
- 초장 올린 석화 7개가 2만원 "충격"…종로 포차 '바가지 논란' | 중앙일보
- "날 죽여라"던 연쇄살인마 유영철, 돌연 교도관에 복종한 이유 | 중앙일보
- “의사 양반, 나 죽기 싫어요” 존엄 지킨다던 노인의 본심 | 중앙일보
- 국대 손준호 6개월째 구금…중국, 클린스만 호소에도 "법대로" | 중앙일보
- 강남 청약 30평대 사라졌다…몰래 남겨둔 '29가구의 비밀' [부동산? 부동산!] | 중앙일보
- 이번엔 사무실 근무중 단추 풀었다, 7급 공무원의 노출 방송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