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외교장관 26일 부산서 만나…3국 정상회의 일정 나오나

정영교, 박현주 2023. 11. 2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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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중국 3국 외교장관이 오는 26일 부산에서 만나 한·중·일 정상회의 재개 방안을 비롯한 각종 현안을 논의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9월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한·중·일 3국 고위급회의(SOM) 대표 접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 박 장관, 눙룽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연합뉴스

외교부는 제10차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오는 26일 부산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의 주재로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무상,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겸 정치국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다고 24일 공식 발표했다. 왕이 부장의 방한은 2021년 이후 2년여 만이며, 가미카와 외무상은 지난 9월 취임 후 첫 방한이다.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열리는 것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19년 8월 제9차 회의 이후 4년 3개월여 만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3국 장관은 이번 회의에서 제9차 3국 정상회의 개최 준비 등 3국 협력 발전 방향, 지역·국제 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연내 또는 내년 초에 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로, 관련 일정을 얼마나 구체화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통상 한·중·일 대화는 실무자 간 협의를 시작으로 외교장관 회의와 정상 회의 순으로 이어지는 것이 관례였다.

앞서 3국은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고위관리회의(SOM)에서 "상호 가장 빠른 시기"에 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하고, 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3국 외교장관 회의도 조속히('in a couple of months') 개최하기로 했다.

외교부 정병원 차관보(가운데)가 지난 9월 26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방한 중인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외무심의관(왼쪽), 눙룽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와 함께 3국 고위급 회의(SOM)를 열기에 앞서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SOM에서 3국 정상이 논의키로 한 6대 분야는 ▶인적 교류 ▶과학기술 협력 및 디지털 전환 ▶지속가능 개발과 기후변화 ▶보건 및 고령화 문제 ▶경제·통상 협력 ▶평화·안보 등이다. 평화·안보 카테고리에선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러·북 군사협력 등 북한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코로나19와 한·일 과거사 문제 등으로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개최됐던 제8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이번 3국 외교장관 회의가 부산에서 열리는 것은 지난 9월 SOM 당시 오는 28일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를 통해 결정되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염두에 두고 현 의장국인 한국이 제안했다고 한다.

3국 외교장관 회의는 26일 공식 오찬을 한 뒤 오후에 진행될 예정이다. 애초 회의 이후 공동기자회견이 추진됐으나 왕이 부장의 한국 체류가 사정상 단축되면서 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앞선 26일 오전엔 한·일, 한·중 외교장관 양자회담도 열린다.

한·일 회담에선 최근 양국 관계가 강화되는 흐름에 맞춰 다양한 추가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전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 소송에서 승소한 것에 대해 일본 측이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도 있다. 한·중 외교장관 회담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불발된 한·중 정상회담을 포함한 양국 관계의 발전 방향을 논의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영교·박현주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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