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월동 이웃 방화살해범 1심 무기징역 선고…유족 "사형 원해"

황서율 2023. 11. 24.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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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에 살던 70대 여성을 살해한 후 방화한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40)에 대해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6월14일 오후 8시께 다세대 주택 아래층 거주자인 70대 여성 A씨를 살해하고 불을 지른 혐의(살인, 현주건조물방화)로 구속기소됐다.

피해자 A씨의 딸은 "이번 선고 결과는 부당하며, 유족들은 사형을 원한다"며 "유족 측은 검찰에서 항소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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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층에 살던 70대 여성을 살해한 후 방화한 혐의로 기소된 정모씨(40)에 대해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사형 선고를 원했던 피해자 유족 측은 검찰의 항소 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4일 오전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당우증)는 살인, 현주건조물방화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씨에 대해 "모든 증거를 종합해봤을 때 충분히 유죄가 인정된다"며 "재범·정신 평가 결과에 의하면 재범 위험성도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범행 도구로 활용한 흉기의 몰수와 10년간 정보통신망에 신상정보 등록·공개·고지, 아동청소년·장애인 기관 취업제한, 위치추적 장치 부착 명령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6월14일 오후 8시께 다세대 주택 아래층 거주자인 70대 여성 A씨를 살해하고 불을 지른 혐의(살인, 현주건조물방화)로 구속기소됐다. 도피자금으로 쓰기 위해 A씨의 돈을 훔치기도 했다. 정씨는 범행 4일 후인 6월18일 오전 12시22분께 서울 강북구 한 모텔에서 체포됐다.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층간 누수 문제로 다툼이 있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검찰은 지난해 12월께 층간 누수가 발생한 후 정씨가 A씨에게 앙심을 품었고 지난 6월 임대차 계약 만료 예정으로 더 이상 주거가 어려워지자 증오심에 사로잡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정씨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사형 선고는 누가 보더라도 정당화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선고할 수 있다”며 “그런 사정을 모두 고려해 피고인에게 불리한 양형조서와 유리한 양형 조서를 전체적으로 확인해서 형을 정했다”고 서두를 열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재판부는 “누수문제 갈등에서 피해자는 누수문제 피해자였고 이에 대해 피고인에게 직접적으로 말한 적이 없으며 자녀를 통해 이를 토로했다”며 “피고인은 누수문제, 경제적 어려움, 가족문제 등을 피해자의 탓으로 돌리고 이 같은 범행에 이런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이어 “저항하지 못하는 고령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피해자는 극심한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직후에도 도주를 위해 옷을 갈아입고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고 증거인멸을 위해 불을 지르고 도피 자금을 절도하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수사 초기 이 사건의 원인을 피해자에게 돌리거나 유족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 고통 등도 불리한 양형으로 고려됐다.

다만, 방화의 경우 범행 직후 정상적인 사고를 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에 계획성이 없었던 점, 성장환경과 경제적·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 벌금형 이외에 특별한 범죄전력이 없는 점, 유족들의 회복을 위한 조치가 없었지만 정씨에게 재산이나 도울 사람이 없는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유리한 양형으로 참작됐다.

선고가 끝난 직후 유족들은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피해자 A씨의 딸은 “이번 선고 결과는 부당하며, 유족들은 사형을 원한다”며 “유족 측은 검찰에서 항소하길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는 정말 천사 같은 분이었다”며 “누수 문제에도 말도 안 하고 (떨어지는) 물을 받으면서 사시던 분이었다”며 한참을 흐느껴 울었다. A씨의 사위 역시 “이번 판결은 국민의 법 감정과 너무 동떨어진다”며 “정당한 판결을 받을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피해자가 고통 속에 생명을 빼앗긴 점, 유족의 정신적 고통,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용서를 구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정씨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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