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손 꼭 잡고 찰칵…'가죽무장' 김정은, 위성 추가 발사 예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기여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24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데드라인이라도 정해놓은 듯 지난 5월과 8월 1·2차 발사 실패 직후 다음 발사 계획을 내놓으며 조바심을 드러냈던 김정은도 성공을 부각하며 내부 결속까지 확고하게 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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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찰위성 보유는 정당방위권"
신문은 이날 김정은이 23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을 찾아 "정찰위성 발사 성공으로 공화국 무력의 전투태세와 자위력 강화에 크게 공헌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의 과학자, 기술자, 일꾼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정찰위성 발사가 '자위권에 해당한 조치이자 정당한 주권 행사'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정찰위성의 보유는 적대세력들의 각양 각태의 위험천만한 침략적 행동들을 주동적으로 억제하고 통제관리해 나가야 할 우리 무력에 있어서 추호도 양보할 수 없고 순간도 멈출 수 없는 정당방위권의 당당한 행사"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은 "우리 혁명사에 영웅적인 개척과 비약적인 발전의 상징어로, 대명사로 빛나는 '천리마' 명칭을 새긴 우리의 신형운반로켓이 공화국에 도래한 우주 강국의 새 시대를 예고하며 솟구쳐 올랐다"라며 "적대세력들의 군사적 기도와 준동을 상시장악하는 정찰위성을 우주의 감시병으로, 위력한 조준경으로 배치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를 두고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발사 성공을 축제 분위기로 승화시켜 체제결속을 꾀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며 "국방 분야 성과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저조한 민생분야를 커버하면서 올해 연말 결산 등 노동당 전원회의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추가 발사 의지도 재차 확인
단시일 내에 추가로 여러 개의 정찰위성을 추가로 발사할 것이란 점도 재차 강조했다. 김정은은 "정찰위성 발사의 성공으로 우리 공화국의 전쟁억제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했다"며 "더욱 분발하여 우리 당이 제시한 항공우주정찰능력조성의 당면 목표와 전망 목표를 향해 총매진해나가자"고 독려했다. 김정은이 언급한 '목표'는 정찰위성 추가발사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2일 김정은이 한반도 및 태평양 주변 지역에 대한 항공우주 정찰능력 조성계획을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 제출하겠다는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의 제의를 승인했으며, 회의에서 2024년도 정찰위성 발사계획을 심의·결정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북한의 정찰위성 추가 발사와 관련해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은 23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 내년도 예산안 심사 회의에 출석해 "올해 내 추가 발사는 어렵지만, 내년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답했다.
김정은이 정찰위성 추가발사를 강조하는 것은 한국의 독자 정찰위성 사업인 '425 사업'을 의식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은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밴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첫 위성을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할 예정이다.
군은 이번에 쏘는 전자광학(EO)·적외선(IR) 탑재 위성이 안착하면 2025년까지 고성능 영상 레이더(SAR) 탑재 위성 4기를 순차적으로 지구 궤도에 올려 대북 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위성이 전력화되면 독자 정찰위성을 통해 0.3~0.5m 해상도로 2시간마다 북한의 주요 군 시설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김정은이 남측보다 선제적으로 독자적인 정찰위성체계를 갖춰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딸 주애도 기념사진 촬영·연회에 참석
김정은의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기념사진 촬영 현장에는 딸 주애도 동행했다.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사랑하는 자제분과 함께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에 도착했다"며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등장했음을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정부 명의로 23일 저녁 평양 목란관에서 열린 정찰위성 발사 성공을 자축하는 연회에도 딸 주애와 아내 이설주와 함께 참석했다.
연회에는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소속의 간부, 과학자, 기술자들이 주빈으로 초청됐으며 김덕훈 내각총리와 최선희 외무상, 미사일 개발의 주역인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장창하 미사일총국장 등도 배석했다.
김정은이 군사정찰위성 성공 자축행사에 딸 주애 대동한 것을 두고 '핵·미사일을 계속해서 고도화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찰위성 발사는 김정은이 2018년 1월에 열린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 강화 5개년 계획의 5대 핵심 과제에 포함된 핵심 과업"이라며 "위성 보유는 김씨 일가의 중요한 업적이며 후대도 이를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란 점을 대내외에 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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