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어 대전·광주도 배출가스 5등급 車 운행 제한
다음달 1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수도권과 대전·세종·광주·대구·울산·부산 등에서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이 제한된다. 또 최대 15개의 석탄발전소는 가동을 멈추고 47기는 출력을 80%로 제한한다.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 공공기관 차량은 2부제를 재개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4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1차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제5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 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계절관리제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기간보다 45% 정도 높고 기준치(50㎍/㎥)를 넘는 날의 80%가량이 몰린 12월부터 3월까지 특별대책을 시행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번 계절관리제를 통해 초미세먼지를 계절관리제 시행 전인 2018년 12월~2019년 3월 배출량보다 17%(3798t) 감축할 계획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이번 5차 계절관리제는 국민이 미세먼지 저감 성과를 체감하도록 일상에 가까운 생활공간부터 개선에 주력하고, 수송·산업 등 핵심 배출원은 과학과 현장에 기반해 저감 조치가 제대로 이행되도록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올해부터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시행 대상 지역을 확대한다. 수도권과 대전·세종·광주·대구·울산·부산 등 6대 특별·광역시에서 5등급 차량 운행을 단속한다.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울산은 오후 6시)까지 단속하며 적발될 경우 하루 10만원 과태료가 부과된다.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은 휘발유·가스차인 경우 1987년 이전(중형 이하) 또는 2000년 이전(대형 이상) 배출가스 기준이 적용된 차이다. 경유차는 2002년 7월 이전 기준이 적용된 차이다.
다만 수도권에서는 배출가스저감장치(DPF) 장착 차량과 긴급·장애인·국가유공자 차량은 단속하지 않는다. 특별·광역시에선 DPF 장착 불가 차량, DPF 장착이나 조기 폐차 등 저공해 조치 신청 차량,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소상공인·영업용 차량도 단속하지 않는다.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중단됐던 행정·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재개된다. 초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관심' 단계 초미세먼지 위기 경보가 발령됐을 때부터 시행된다.
이번 계절관리제에는 최대 15기의 공공 석탄발전기를 정지하고, 최대 47기는 출력을 80%로 제한하는 방안도 담겼다. 보령과 당진 등 노후 석탄발전기 5호기 설비공사에 2172억원을 투입하고 대기오염 방지시설도 개선한다. 동절기 에너지 절약을 위해 공공부문은 기관별로 실내 난방온도 18℃ 준수, 개인 난방기 사용금지, 지하 주차장 50% 소등 등 에너지 절감 조치를 적극 이행할 계획이다. 산업 부문에선 대형사업장 375곳과 자발적 협약을 체결해 계절관리제 이전 배출량 대비 45% 감축을 유도한다.
다수 국민이 이용하는 지하 역사, 대합실 등 다중이용시설 4701곳도 환기 및 공기정화설비의 정상 작동 여부를 특별점검한다. 특히 서울지역 지하 역사 331곳은 전수 점검할 계획이다. 도로, 공사장 등 주거지 인근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조치도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교통량이 많은 도로는 도로 청소차 운행을 늘리고, 무공해 청소차 도입도 확대한다.
공사장은 방진 덮개, 적재함 밀폐, 살수 등 날림먼지 저감조치 여부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고, 대형공사장 335곳은 미세먼지 농도를 실시간으로 공개해 인근 주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한다. 농촌 지역은 불법소각을 줄일 수 있도록 영농폐기물 공동집하장을 9300곳까지 확충할 계획이며, 영농단체와 함께 고령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영농잔재물의 수거와 파쇄 작업도 집중 지원한다.
정부는 계절관리제 기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중국과도 협력하기로 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한반도와 동아시아 대기질 조사를 벌인다. 5차 계절관리제는 계절관리제 시행 전인 2018년 12월∼2019년 3월 대비 배출량을 초미세먼지 17%, 황산화물(SOx) 41%, 질소산화물(NOx) 13%,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7% 감축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는 이번 계절관리제로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1.4㎍/㎥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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