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빼고 다 만났다"…尹정부 563일 엑스포 총력전

이기민 2023. 11. 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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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거리 지구 409바퀴
180여개국 2700여명 지도자 만나

"북한 빼고 다 만났다."

한국의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이 한마디로 정리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563일 동안 한국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외교력을 활용하고 있다. 국제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윗선에서 지시하면 실무진이 움직이던 그간의 관행이 깨졌다.

24일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국무위원·대통령 특사, 13개 기업 CEO 및 임직원 등이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이동한 거리는 9월 말 기준 총 1640만8822㎞, 지구 409바퀴다. 정부가 850만6407㎞(지구 212바퀴), 기업 790만2415㎞(지구 197바퀴)로 추산된다.

지난 대선 당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공약했던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후 1년6개월 동안 110여개국, 150여 차례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유엔총회 기간에만 61개국 정상들과 만나 부산 엑스포 개최 지지를 요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이시레물리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6월에 이어 이번 프랑스 파리 방문에서도 윤 대통령은 국제박람회기구(BIE) 각국 대표단을 만나 막판까지 득표 활동을 벌인다.

부산 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인 한 총리는 ‘저인망식 득표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 총리는 지난달 유럽 4개국 순방 첫 방문지로 프랑스 파리를 택했다. 당시 한 총리 일행은 에펠탑 근처 카페에서 외신기자들까지 직접 만나가며 부산이 선정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달 12일에는 다시 프랑스를 방문해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대표를 만났다. 2박4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출국 직전까지 간담회와 양자면담을 통해 50개국 61명 인사를 상대로 유치 활동을 펼쳤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엑스포 도시 부산’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혼신을 다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번 최종 투표를 앞두고 일찌감치 파리 현지로 이동해 막판까지 교섭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135개국, 393명의 회원국 인사를 만났고, 해외에서는 51개국 104명과 유치 교섭을 진행했다. 박 시장이 직접 만나 지지를 호소한 해외 인사만 143개국, 497명에 달한다. 박 시장은 특히 이동 거리가 멀고, 한국과의 교류가 취약해 우리 정부 고위급 인사들도 방문하기 꺼리는 아프리카와 카리브해 연안, 중남미 등 변방 험지 국가를 집중 공략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형준 부산시장(오른쪽), 최태원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왼쪽)이 10월8일(현지시간)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서 '부산이즈레디(Busan is ready)' 구호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특파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주요 부처 장관들의 아프리카행도 이어졌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취임 후 아프리카 방문만 세 차례다. 아프리카 10개국에는 쌀 생산 증진을 위한 ‘K라이스벨트’ 사업을 추진하고 농업 발전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추석 무렵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를 찾았고,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이달 13~19일 베냉과 기니비사우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문했다.

한 총리는 투표 일주일을 앞둔 지난 21일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합심하여 마지막 총력전에 매진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료와 경제인들은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지구를 400바퀴 넘게 돌며 180여개국 2700여명의 지도자를 만났다"고 말했다.

엑스포 유치 활동을 통해 한국의 외교와 비즈니스 지평도 넓어졌다. 기존 미국·유럽·아시아 등의 주요국에 치우쳐져 있던 외교를 제3세계 국가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협력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브룬디, 쿡제도, 산마리노, 세인트빈센트그레나딘 등 한국에서는 생소한 국가들과도 수교 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외교적 친분을 쌓았다.

특히 올해 한·태도국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내년에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여는 등 개발도상국 국가들과의 협력 모멘텀도 마련했다. 정부 관계자는 "그간 여정은 단순히 엑스포 유치에서 그치지 않는다"며 "다양한 국가들과 접촉면을 넓히면서 우리의 경제·외교 소프트 파워도 세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샤롤드골 국제공항에 삼성전자가 지원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파리=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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