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전산장애로 아쉬움 있지만…'디지털 정부'는 계속된다

김보경 2023. 11. 24. 10: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3~25일 '2023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
총 99개 기관·기업 디지털 기술 체험
고진 "韓, 디지털 지구 '5대 강국' 될것"

인공지능(AI) 기술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고, 지하철 승강장 혼잡도를 측정해 사고를 예방한다. 응급환자를 태운 119구급차가 응급실을 찾아 헤매는 불상사를 없애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앱)도 나왔다.

23일 정부·공공·민간기업 등 총 99개 기관이 ‘2023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 모였다.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와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디지털 전환을 통한 정부 혁신의 성과를 체험해볼 수 있는 자리다.

2023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 전경[사진제공=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디지털로 사고 예방·시민 안전 지킨다

AI 전문기업 ‘빔웍스’는 응급환자 이송 지연을 막을 ‘응급프로’ 앱을 선보였다. 지난달 출시한 이 앱은 구급대원들을 위한 서비스다. 환자의 상태나 증상 등을 입력하면 적합한 주변 병원들을 추천해주고 전화 연결을 돕는다. 응급실 혼잡도, 잔여병상 정보까지 실시간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일명 ‘응급실 뺑뺑이’와 같은 고질적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올 연말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응급이지’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증상을 자가 체크하고, 이에 적합한 응급실, 병·의원, 약국 등을 소개해준다.

이처럼 디지털로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서비스가 속속 나오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교통카드 승하차 데이터 등을 분석해 지하철 승강장 내 혼잡도를 측정하는 시범 서비스를 이달부터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서울 5호선 군자역과 장한평역, 김포골드라인 10개 역에서 시행 중이며, 정확도 90% 성능을 자랑한다. 혼잡도에 따라 주의·혼잡·심각 등으로 구분해 역무원이 대응에 나설 수 있어 승객 과밀에 따른 사고를 막는다. AI 음성분석 기술은 보이스피싱 범죄 일당을 소탕하는 데에도 쓰인다. 행안부는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목소리를 분석해 미제 사건을 해결하고 범죄조직을 검거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시간·비용 아끼고…일상을 편리하게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앱에서 KTX, SRT 등 기차표를 예약·결제할 수 있는 기능을 소개했다. 지인에게 승차권을 선물할 수 있고, 도착지에서 이용 가능한 교통수단도 확인 가능하다. 최적의 환경에서 AI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카카오클라우드와 사진 한장으로 AI 프로필을 만드는 생성형 AI ‘칼로’도 공개했다.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이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에서 개막사를 하고 있다.

행안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공공 마이데이터 기능을 소개했다. 공공·행정기관이 가진 개인의 행정정보를 금융기관 등 제3자에게 제공할 때 쓰인다. 예를 들어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 심사를 받으려면 사업자등록증, 소득금액증명서 등이 필요한데 공공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면 직접 뗄 필요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된다. 시간과 비용을 아낀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또 증명서 안에 있는 정보 중 필요한 내용만 골라서 제출할 수 있어 개인정보도 보호할 수 있다.

"정부24 장애는 아프지만"…디지털 혁신은 계속

공공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정부24’ 홈페이지에 들어가야 한다. 공교롭게도 이날 행사가 열리기 며칠 전에는 정부24 접속 장애로 민원처리 서비스가 마비됐고, 23일에도 조달청 ‘나라장터’ 홈페이지가 1시간가량 먹통이 됐다. 디지털 기술로 공공분야를 혁신하고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겠다는 이번 행사와 윤석열 정부의 ‘디지털플랫폼정부(디플정)’ 추진 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전환은 멈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임은 분명하다. 이미 디플정은 국민이 민원 서류를 발급받아 제출할 필요 없이, 정부 각 기관이 서로 주고받는 ‘첨부서류 제로화’를 추진하고 있다.

고진 디플정 위원장은 "전산장애는 아픈 일"이라면서도 "앞으로 긴 호흡으로 패러다임의 전환과 제도적·기술적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의 디지털 기술과 혁신 역량, 창의성을 정부가 적극 활용하고 민간과 함께 발전할 것"이라며 "현실 지구에서 우리나라가 5대 강국 안에 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디지털 지구에서는 5대 강국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산=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