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크등급 신용위험 18개월만에 최저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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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지면서 유럽 정크본드 기업들의 신용경색 위험이 1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우려가 잦아들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메르츠방크의 신용 전략 책임자인 마르코 스토클은 당시 투자자 메모에서 "고금리 장기화 우려 속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무력 분쟁 등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부각된 것이 신용 시장에 '고통의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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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지면서 유럽 정크본드 기업들의 신용경색 위험이 18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 우려가 잦아들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유럽 정크등급 기업들의 신용디폴트스와프(CDS) 금리를 반영한 '마킷 아이트랙스 크로스오버 지수'가 374.86bp로 떨어졌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18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은행권 위기로 기업들의 신용 여건이 급속히 경색되면서 500bp를 웃돌던 올 3월 대비로도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보여온 고신용 기업들의 CDS를 추적하는 지수 역시 지난 3월 고점(100bp) 대비 현재 67bp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 지수 하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이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이 지수는 올 3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코메르츠방크의 신용 전략 책임자인 마르코 스토클은 당시 투자자 메모에서 "고금리 장기화 우려 속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무력 분쟁 등으로 지정학적 위기가 부각된 것이 신용 시장에 '고통의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최근 나온 미국 물가 둔화 지표로 시장 분위기는 급변했다. 지난 14일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2% 상승해 시장 전망치(3.3%)를 밑돌았고, 근원 CPI 상승률도 4.0%로 전망치(4.1%)를 하회했다. 10월 민간 고용 증가세가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지표로 고용시장 냉각이 확인된 데 이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낮아지면서 시장에서는 사실상 긴축의 마침표를 찍었다는 전망이 이어졌다. 블룸버그는 "Fed를 비롯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가파른 긴축 주기가 끝이 났고, 내년 중반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데 투자자들이 베팅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과 영국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럽 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는 되살아나고 있다. 영국 한 외신은 "투자자들은 유럽중앙은행(ECB)이 내년 4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서 기준금리를 연 4.5%에서 3.5%로 낮출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기 시작했다"며 유럽과 영국은 그간 물가 관리에 우선순위를 두고 긴축 기조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물가 둔화와 고용 냉각 징후로 긴축 종료가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3분기 경제는 -0.1% 역성장을 기록했고, 영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0%로 제자리걸음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CDS 금리가 이미 저점을 통과했을 수 있다며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신용 전략 책임자인 마르코 스토클은 "인플레이션 낙관론이 CDS 금리를 수개월래 최저치로 끌어내리는 데 기여했다"면서도 지수가 360선 밑으로 떨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하강 추세가 짙어지면서 저신용 기업들의 자금 조달 상황은 오히려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네덜란드 ABN 암로 은행의 회사채 연구 책임자인 샤나와즈 빔지는 "취약한 경기 상황으로 신용도에 상관없이 기업들의 부채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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