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 아닌 ‘리스크’만 체감되는 넷플릭스 ‘세계관’ 활용법

장수정 2023. 11. 24.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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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2’ 공개 이후 쏟아진 혹평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 심심해진 매력에 호불호

새로운 시즌, 또는 스핀오프를 통해 작품의 세계관을 확장하는가 하면, 예능 버전을 통해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 이제는 자연스러워졌다.

그러나 원작 팬들의 뜨거운 관심이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 원작의 매력을 적절하게 담으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위한 확장이 동시에 필요한 작업인 만큼 기대감을 충족하기도 쉽지는 않다. ‘독전’, ‘스위트홈’, ‘오징어 게임’ 등 인기 콘텐츠의 ‘다음’을 적극적으로 선보이는 넷플릭스가 최근 그 리스크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넷플릭스

최근 넷플릭스는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 ‘독전’의 속편이자 미드퀄인 ‘독전2’를 오리지널 영화로 공개했다. 용산역에서 벌인 지독한 혈투 이후를 다룬 영화로, 여전히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 분)와 사라진 락(오승훈 분), 그리고 다시 나타난 브라이언(차승원 분), 사태 수습을 위해 중국에서 온 큰칼(한효주 분)의 전쟁을 그렸다.

5년 만에 돌아온 ‘독전’을 향해 기대감이 이어졌지만, 베일을 벗은 후 원작 팬들의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전편에서는 원호가 영락(류준열 분)을 만난 집 안에서 총소리가 울리며 열린 결말로 끝이 났지만 2편에서는 이것이 누구를 향한 총소리였으며, 이 소리의 결말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이 외에도 ‘이선생’의 정체에 대한 반전까지. 전편이 남긴 빈 서사들을 나름대로 채워 나갔지만, 이것이 오히려 원작 팬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흘러가면서 비판을 받게 된 것이다.

드러난 ‘이선생’의 정체는 지나치게 실망스러웠다. 또 결국 인물의 행동 원인을 ‘복수’로 규정하면서 뻔한 느낌을 줬는데, 이에 전편의 매력을 완전히 지운 것을 넘어 ‘무시한 것이 아니냐’라는 비난까지 초래했다. 결국 ‘안 하느니만 못한 시도였다’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온라인 시사회를 통해 일부 회차가 공개된 ‘스위트홈2’는 스케일을 키우는 과정에서 본편의 개성이 무뎌졌다. 전작의 배경이었던 그린홈을 떠나, 이제는 새로운 터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자의 사투를 벌이는 현수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린홈의 생존자들, 그리고 또 다른 존재의 등장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현상들 등, 새로운 욕망과 사건·사투를 통해 전편보다는 스케일을 키워 돌아왔다.

물론 시즌1의 마지막 이후의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시즌2는, 서울 전역으로 배경을 넓힌 만큼 눈길을 사로잡는 비주얼들이 이어진다. 액션 또한 더욱 화려해져 보는 재미가 높아졌다. 다만 등장인물들은 늘어나고, 관계는 더욱 복잡해지면서 피로도를 함께 높이기도 한다. 진영부터 유오성, 오정세, 김무열 등이 새롭게 합류한 가운데, 이야기가 지나치게 방대해져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전 세계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고, 이에 IP를 넷플릭스에게 모두 넘기는 매절 계약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 ‘오징어 게임’ 또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의 제작사가 제작한 예능 버전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가 호불호를 유발 중인 것이다.

‘오징어 게임’의 세트장을 완성도 높게 구현해 내고, 456명의 다양한 참가자들이 ‘리얼’로 펼치는 대결을 보는 재미가 없진 않지만 짜임새 있는 원작의 서사가 빠지자 다소 심심한 전개가 이어진다. 이미 원작에서 접했던 게임들을 다시금 재현하는 것에 이미 흥미가 떨어진 상황에서, ‘오징어 게임’ 속 게임 특유의 단순한 전개가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결국 IP 활용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한 작품이 이를 제대로 증명해내지 못한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앞서도 ‘D.P.2’가 스케일을 키워 오락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전편의 현실감과 메시지를 오히려 약화했다는 평을 유발한 바 있다. 흥행작 배출 ‘이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가 되고 있는 요즘이지만, 그 내용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최근 넷플릭스 작품들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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