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털고도 당당한 사람들…'슈링크'에 몸서리치는 미국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한국경제TV 신인규 기자]
이슈레이더① 마트 털고도 당당한 사람들…'슈링크'에 몸서리치는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은 미국, 24일 대규모 할인행사 블랙 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쇼핑 대목이 시작됩니다. 미국 유통주 뿐 아니라 소비와 경제 흐름에도 영향을 블랙 프라이데이, 이제는 이 단어를 볼 때 '슈링크'라는 단어도 함께 생각해보셔야겠습니다. 슈링크라는 건 미국의 유통기업의 실적과 매장 진출 전략까지 바꾸고 있는 미국의 문제거리입니다. 단어 그대로만 보면 축소가 된다는 거죠. 무엇이 축소되느냐 하면, 여러 요인들로 유통업체들이 쌓아놓은 재고가 미처 팔리기도 전에 조금씩 줄어든다는 겁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매장내 도난이 유난히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저희가 준비한 자료영상이 있는데, 이게 조그만 물건을 주머니에 살짝 넣어서 숨겨가는 수준이 아닙니다.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카트에 물건을 담더니 그대로 매장을 빠져나간다던가 하는 일이 빈번히 벌어지는 게 미국의 현실입니다. 너무 당당하게 물건을 훔쳐서 그 모습 자체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9월 미국 소매업협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슈링크라 부르는 미국의 재고 손실의 65%는 고객으로 인한 도난 탓에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백화점 등 일부 업종에서는 이 비율이 70%를 넘기도 합니다.
미국에선 왜 도난 사고가 늘었을까요. 우선 팬데믹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삶이 어려워진 저소득층이 늘어난 것을 한 요인으로 지목하는 시각이 있습니다. 한편으로 미국에 코로나 이후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워지다 보니까 셀프 체크아웃이라고 해서 고객이 직접 무인계산대에서 물건 계산하는 일이 많아졌거든요. 이 때 바코드 찍는 척 하고 실제로는 안 찍고 나가는 것도 사회 문제가 되어서 일부 지역에선 무인계산대를 없애는 일도 일어났습니다.
원인을 하나 더 살펴볼까요. 도난과 같은 경범죄 증가를 정책 문제 영향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경우에는 원래 절도 금액이 400달러를 넘어가면 중범죄로 봤는데, 법을 바꿔서 도난 금액이 950달러를 넘어야 중범죄로 규정했거든요. 이게 사실 교도소에 중범죄자가 너무 많아서 재소자 수를 줄이려는 목적에 따라 법을 완화한 건데, 그러다보니 사회엔 어느 정도는 훔쳐도 감옥 안 가는 구나, 이런 인식이 확산했고 이게 더 잦은 범죄로 이어졌다는 시각입니다.
슈링크가 미국의 유통기업, 유통주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나 될까요. 수치로 바로 살펴보겠습니다. 회계연도 2022년 기준 유통업체들의 재고 도난 손실율은 1.6%였습니다. 매장에 팔려고 라면 1천 개 진열하면 16개는 훔쳐간다는 뜻이고요. 1년 전보다 손실율은 0.2%포인트 늘었습니다. 이 1.6%라는 손실율이 미국 유통업체 매출에는 얼마나 큰 규모냐면요. 1천억 달러가 넘습니다. 1,121억 달러가 도난으로 증발하는 겁니다. 이 좀도둑들의 폭력성도 1년 전보다 위험할 정도로 증가해서, 미국에선 슈링크가 경제문제 뿐 아니라 사회문제로도 큰 이슈입니다.
미국 유통주 실적 보고서 살펴보면 슈링크라는 단어를 안 꺼내드는 기업이 없습니다. 소비 대목으로 물건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훔쳐가는 사람도 많아지니, 최근 점점 더 심해지는 절도 분위기 속 올해 4분기에 슈링크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생각 안 할 수는 없겠고요. 최근 절도와 치안 불안으로 미국 대도시에서도 월마트나 미국의 대형 잡화 백화점 타겟 같은 곳은 지점을 철수하는 곳들이 늘었거든요. 이런 것들이 4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 살펴볼 부분이겠습니다.
이슈레이더② 외인 사고 개인 판 삼성전자, 왜? 삼성전자가 이달 들어 상승세입니다. 전날 종가는 7만 2,400원인데, 11월초 대비 7.58% 올랐지요. 삼성전자의 1년 최고가는 7만 3,600원입니다. 주가가 1년 신고가에 접근하는 요인을 수급 측면에서 살펴보면, 우선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가 상대적으로 강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삼성전자 1조9875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외국인은 이달 코스피에서 3조 2천억원 가까이 주식을 담았는데, 담은 주식 가운데 62%가 삼성전자였습니다. 기관 역시 7,277억원을 순매수했고요.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2조6,532억원 순매도했습니다.
4분기 들어 나오는 증권가의 보고서들 보면 삼성전자의 주가 상향을 예측하는 듯합니다. 지금은 안 좋지만, 실적 개선세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사실 재무제표만 놓고 본다면 삼성전자의 올해 잉여현금흐름은 13년만에 순유출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지만, AI 붐을 맞아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좋을 가능성에 대한 예측은 계속 나옵니다.
흥국증권은 삼성전자가 4분기부터 D램 흑자전환을 시작할 것이라며 목표가 9만3천원을 제시하기도 했지요. 삼성전자에 대해 투자의견을 낸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가는 9만1천원입니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내년이익이 올해보다 360% 늘어난 33조 3천억원으로 추정하기도 했지요. 목표가 자체를 보시는 것보다, 이 종목에 대한 목표가와 전망을 상향조정하는 증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흐름만 체크하시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신인규 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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