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안경이 돌아왔다...올가을 ‘안경 선배’의 조건은 뿔테 [더 하이엔드]
유지연 2023. 11. 24. 07:00
한때 길거리를 활보했던 못생긴 운동화의 미학이 올가을에는 시선을 훌쩍 올려 눈가로 향하고 있다. 둔탁하면서도 엉뚱한 매력의 빈티지 안경 얘기다. 얼굴 절반을 가릴 정도로 넉넉한 사이즈에 투박하고 굵은 테일수록 환영받는다.
한동안 복고의 큰 흐름 안에서 ‘오버 사이즈’를 추앙했던 패션계가 요즘 부쩍 정제된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지나치게 넉넉한 사이즈보다는 몸에 잘 맞는 옷을 입고 멀리서 봐도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존재감 넘쳤던 브랜드 로고도 사라지는 추세다. 운동화 역시 마찬가지다. 크고 투박한 디자인일수록 인기였던 신발 역시 간결한 디자인으로 회귀하고 있다.
━
그래서일까. 다소 심심할 수 있는 룩의 구원투수로 안경이 떠올랐다. 단순한 디자인보다는 어딘가 예스러운 감성이 풍기는 1950~60년대 스타일의 안경이 인기다. 넉넉한 사이즈의 프레임에 사각형·다각형 형태거나, 두께 감이 있는 뿔테가 주목받는다. 조종사 고글에서 디자인을 따온 잠자리 날개 모양 ‘에비에이터 스타일’이거나, 안경 프레임 두 개를 연결하는 다리가 두 개인 ‘더블 브릿지’도 있다. 전반적으로 룩에 스며들기보다 독특하고 튀는 형태로 룩에 포인트가 되는 안경들이다.
‘너드 미(nerd+美)’ 한 스푼
그래서일까. 다소 심심할 수 있는 룩의 구원투수로 안경이 떠올랐다. 단순한 디자인보다는 어딘가 예스러운 감성이 풍기는 1950~60년대 스타일의 안경이 인기다. 넉넉한 사이즈의 프레임에 사각형·다각형 형태거나, 두께 감이 있는 뿔테가 주목받는다. 조종사 고글에서 디자인을 따온 잠자리 날개 모양 ‘에비에이터 스타일’이거나, 안경 프레임 두 개를 연결하는 다리가 두 개인 ‘더블 브릿지’도 있다. 전반적으로 룩에 스며들기보다 독특하고 튀는 형태로 룩에 포인트가 되는 안경들이다.
빈티지 안경이 트렌드의 최전선으로 들어온 것은 지난봄 공개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미우미우의 2023 가을·겨울 컬렉션의 영향이 크다. 전체 65개의 룩 중 40여개의 착장에 안경을 매치했을 정도로 컬렉션 전체의 분위기를 안경이 좌우했던 컬렉션이다. 주로 뿔테에 둥근 형태의 안경들을 착용했는데, 할머니의 옷장에서 찾아 막 꺼내 쓴 듯한 예스러운 느낌이 핵심이다. 안경알 역시 닦지 않은 것처럼 희뿌옇게 연출돼 패션에 무심한 공대생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세련된 차림새에 ‘너드(nerd·괴짜)’미 한 스푼을 더한 셈이다.
━
셀럽(유명인)들도 일찌감치 빈티지 안경 트렌드에 합류했다. 벨라 하디드·켄달제너 등 할리우드의 패셔니스타들이 먼저 사감 선생님 같은 뾰쪽한 각의 뿔테 안경을 쓰고 나오더니, 최근에는 국내 스타들도 넉넉한 크기의 뿔테 안경의 매력에 빠졌다. 테는 두꺼울수록, 프레임은 클수록, 안경테에 붙은 장식은 많을수록 멋스럽다.
‘B사감’ 스타일 뿔테부터, ‘하금테’까지
셀럽(유명인)들도 일찌감치 빈티지 안경 트렌드에 합류했다. 벨라 하디드·켄달제너 등 할리우드의 패셔니스타들이 먼저 사감 선생님 같은 뾰쪽한 각의 뿔테 안경을 쓰고 나오더니, 최근에는 국내 스타들도 넉넉한 크기의 뿔테 안경의 매력에 빠졌다. 테는 두꺼울수록, 프레임은 클수록, 안경테에 붙은 장식은 많을수록 멋스럽다.
남성 안경의 세계에만 국한한다면 빈티지 트렌드는 요 몇 년간 지속해온 흐름이다. 다만 최근에는 오버사이즈 금속 테와 빈티지 뿔테 일색에서 다각형 안경, 투 브릿지 스타일 등 빈티지 스타일도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테 윗부분이 뿔테나 아세테이트 소재로 되어있고, 아래쪽이 금속인 ‘하금테’ 안경 등 변형된 스타일도 인기다. 하금테 안경은 넉넉한 사이즈의 프레임으로 클래식하면서도 지적인 느낌을 준다.
━
맞춤형 안경 스타트업 브리즘 박형진 대표는 “최근 3~4년 사이 원형을 기본으로 하되 엣지(모서리) 부분을 잘라낸 듯한 다각형 디자인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브리즘 총 판매량의 15%를 차지하는 베스트셀러 모델인 브리든(Bryden)도 상부 모서리를 잘라낸 듯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안경의 각진 모서리의 개수도 점점 늘어나 최근에는 8각형의 안경테도 상당히 많이 나오는 추세라고 한다.
조종사 안경 등 과감한 디자인 인기
맞춤형 안경 스타트업 브리즘 박형진 대표는 “최근 3~4년 사이 원형을 기본으로 하되 엣지(모서리) 부분을 잘라낸 듯한 다각형 디자인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브리즘 총 판매량의 15%를 차지하는 베스트셀러 모델인 브리든(Bryden)도 상부 모서리를 잘라낸 듯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안경의 각진 모서리의 개수도 점점 늘어나 최근에는 8각형의 안경테도 상당히 많이 나오는 추세라고 한다.
복고의 영향으로 투 브릿지 안경도 젊은 남성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양쪽 안경알을 연결하는 브릿지가 두 개인 스타일로, 안경테의 위쪽에 붙어있는 하이 브릿지와 아래쪽에 짧은 브릿지를 하나 더 연결한 형태다. 에비에이터 스타일의 선글라스처럼 존재감이 상당한 과감한 디자인이다.
━
‘Y2K’ 트렌드의 연장...장식 많을수록 매력
이 같은 과감한 복고 스타일 안경의 인기는 Y2K(세기말 패션) 트렌드의 연장선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험한 적 없는 과거에 대해 향수를 느끼며 1990년대 감성을 추종하는 Z세대가 중심에 있다. 실제로 젠틀몬스터는 최근 세기말 감성을 연상시키는 2024 옵티컬 컬렉션을 선보였다. 일본 배우 고마츠 나나와 함께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은 젠틀몬스터가 상상한 고등학교인 ‘젠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한다. 캠페인에서 교복을 입은 고마츠 나나는 정교하고 과감한 메탈 장식이 특징적인 안경을 쓰고 나온다.
린드버그 등 하이엔드 브랜드 안경 브랜드를 보유한 케링 아이웨어도 올가을 최신 룩으로 주로 빈티지 스타일을 제안한다. 린드버그는 올가을을 겨냥해 과거의 패션에 현대적인 재해석을 덧입힌 ‘미도 컬렉션’으로 투 브릿지 스타일을, 오는 봄을 위한 ‘씬타늄 컬렉션’으로 모서리를 둥글린 빈티지 스타일의 안경을 선보였다. 구찌 아이웨어도 2023 가을·겨울 컬렉션으로 사각 프레임의 금테를 제안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남편, 돈 대신 제주땅 받아와"…그 교사 120억 날린 사연 | 중앙일보
- 팩폭 '서장훈식 위로' 왜 떴을까…'청년비하' 野가 되새길 때 [문소영의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 |
- “의사 양반, 나 죽기 싫어요” 존엄 지킨다던 노인의 본심 | 중앙일보
- "날 죽여라"던 연쇄살인마 유영철, 돌연 교도관에 복종한 이유 | 중앙일보
- 국대 손준호 6개월째 구금…中, 클린스만 호소에도 "법대로" | 중앙일보
- 강남 청약 30평대 사라졌다…몰래 남겨둔 '29가구의 비밀' [부동산? 부동산!] | 중앙일보
- "서울 안가길 잘했네" 울산서 일사천리 암치료…'원팀' 덕이었다 [지역의료, 희망있다] | 중앙일
- 라면은 억울하다…몸에 해롭다? 이것만 넣으면 건강한 한 끼 [Cooking&Food] | 중앙일보
- [단독]김기현 10억 이재명 18억…'107억 슬쩍' 쪽지예산도 있다 | 중앙일보
- 이번엔 사무실 근무중 단추 풀었다, 7급 공무원의 노출 방송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