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스팩19호 상폐 수순…증권사 초대형 스팩 기대감 ‘뚝’

백서원 2023. 11.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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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의 초대형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엔에이치스팩19호(NH스팩19호)가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상장 폐지를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5월 21일 공모금액이 960억원에 달하는 NH스팩19호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켰다.

NH스팩19호도 약 4000억~1조원 규모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과 합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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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기업 발굴 난항에 관리종목 지정...청산 단계 직면
공모금액 960억...눈높은 유니콘, 여전히 직상장 선호
서울 여의도 파크원NH금융타워 사옥 전경.ⓒNH투자증권

NH투자증권의 초대형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엔에이치스팩19호(NH스팩19호)가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면서 결국 상장 폐지를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초대형 스팩이 상장 전후 과정에서 잇따라 아쉬운 성적을 내고 있는 만큼 시장의 기대감도 식어가는 모습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NH스팩19호는 비상장법인과의 합병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제출 기한이 마감되면서 지난 13일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스팩은 존속 가능 기간이 3년으로 존속 기간 만료 6개월 이전에 합병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으면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NH스팩19호의 존속기한은 내년 5월 14일로 청구서 제출 기한을 넘긴 상태다.

또 관리종목 지정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스팩의 상장이 폐지되고 청산 절차를 밟는다. NH스팩19호가 아직까지 합병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상장폐지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21년 5월 21일 공모금액이 960억원에 달하는 NH스팩19호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시켰다. 이는 국내 상장한 스팩 중 최대 공모 규모로 지난 2010년 이후 11년 만에 등장한 코스피 상장 스팩이란 점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현재 코스피에 상장된 유일한 스팩이기도 하다.

앞서 시장에선 대형 스팩이 주목받으면서 NH스팩19호가 코스피 스팩 중 처음으로 합병을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국내 스팩 도입 초창기인 2010년 코스피시장에 상장했던 대우증권그린코리아스팩과 동양밸류오션스팩, 우리스팩1호 등은 모두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한 채 청산됐다.

통상 스팩은 공모 금액의 5~10배 수준의 기업과 합병을 추진한다. NH스팩19호도 약 4000억~1조원 규모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과 합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대형 기업들이 여전히 직상장을 선호하는 기조가 이어지면서 조 단위 몸값의 합병 대상을 물색하는 데 어려움이 커졌다.

이에 NH투자증권은 기업가치가 1조원 수준으로 거론됐던 오아시스를 상대로 NH스팩19호와의 합병을 제안·검토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NH투자증권은 오아시스의 대표 기업공개(IPO) 주관사 중 한 곳이다. 다만 직상장 계획을 철회했던 오아시스는 현재 빠른 상장보다는 내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스팩 이미지ⓒ게티이미지 뱅크

다른 대형 스팩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KB증권은 공모액 400억원(공모가 1만원)에 발기인 물량 100억원을 더한 500억원 규모의 KB증권 첫 ‘메가 스팩’인 KB스팩24호를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두 번의 수요예측 부진을 겪으면서 상장이 무산됐다.

미래에셋증권의 미래에셋드림스팩1호도 코스닥 스팩 최대어로 작년 11월 850억원 공모 규모로 상장에 나섰다가 자진 철회하는 불명예를 남겼다. 올해 공모 금액을 700억원으로 줄여 재도전한 결과 0.46대 1의 저조한 일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실권주가 발생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대어급 IPO 침체에도 규모가 큰 기업들은 여전히 스팩을 활용한 우회상장보다는 직상장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이들은 당장 자금이 급하지 않은 이상 굳이 스팩을 통해 상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최근 IPO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면서 스팩 투자심리도 약화되고 있어 초대형 스팩이 제 역할을 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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