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턴 정말 암울하다”…은행업권 4분기부터 실적↓

김동운 2023. 11. 2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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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지주 연간 이익 증가율 증가 폭 8.17%에서 3.61%로 감소
NIM 중요 지표 무수익여신 잔액 급증…이자마진 감소로 이어져
2조 규모 상생금융 방안 내년 반영…실적 감소 이어질 듯
쿠키뉴스DB.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국내 시중은행들이지만, 4분기부터 실적 감소가 시작되며 2024년부터 호실적을 이어나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정치권과 금융당국에서는 ‘횡재세’, ‘상생금융’ 압박이 나올 정도로 실적이 좋았던 은행들의 좋은 날이 더이상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올해 4분기 당기순이익 컨센서스는 2조7274억원으로 3분기(4조3901억원)보다 37.8% 낮게 집계됐다. 

4대 금융지주의 올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16조3000억원이다. 실적 자체는 전년도(15조7309억원)보다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다시 한 번 기록할 전망이지만, 증가 폭이 8.17%에서 3.61%로 줄었다.

개별 지주들의 4분기 실적을 보면 신한지주의 4분기 순이익이 957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4.1%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KB금융도 7778억원으로 247.8% 급증할 것으로 봤다. 반면에 하나금융지주는 7376억원으로 2.7% 증가하는 데 그치고, 우리금융지주는 4870억원으로 8.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승승장구하던 은행들의 실적이 4분기 들어 한 풀 꺾인 가장 큰 이유는 그간 은행들의 실적 향상에 기여해왔던 순이자마진(NIM)의 축소가 꼽힌다. 고물가·고금리가 맞물린 상황이 장기간 지속하면서 돈을 빌리고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속출하면서 NIM도 하락세를 그리게 된 것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공시한 3분기 보고서를 보면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2조277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조8988억원으로 27.3% 급증했다. NIM이 하락한 지표를 엿볼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전문가들은 내년 은행들의 리스크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2일 국내 은행들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상당하다며 부동산 경기에 따라 ‘테일 리스크(tail risk·발생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손정민 무디스 연구원은 “내년에는 지표적으로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약화가 있을 것”이라며 “이는 올해 초부터 무디스가 보아왔던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중심의 개인 신용대출,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 상향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격한 자산건전성 지표 악화를 예상하고 있지는 않지만 은행들의 부동산 익스포저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테일 리스크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면서 “주택담보대출과 부동산·건설업 대출을 합산해 부동산 익스포저를 산출할 경우 전체 은행 대출의 40% 중반 정도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치권에서 핫한 ‘횡재세’가 은행들의 어깨를 더 무겁게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증권 설용진 연구원은 22일 보고서를 통해 “계속되는 횡재세 이슈 등 규제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는 점은 분명 리스크 요인”이라며 “연체율 등의 지속적인 상승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계 및 기업 여신에서 모두 잠재적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간 높은 수준의 대손비용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NIM(순이자마진) 하락 등이 나타남에 따라 실적이 감소하며 연간 DPS(주식배당금)가 전년 대비 감소할 우려가 존재한다”며 “추가적인 준비금 적립 혹은 자본 버퍼 확보에 대한 주문 영향으로 주주 환원을 추가적으로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첨언했다.

실제로 은행업권에 횡재세가 적용될 경우은행들이 부담하는 횡재세 규모는 올해 기준 약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그룹 세전이익의 약 6.3% 규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4분기의 경우 실적 전망치에 상생금융 방안이 담기지 않아 실적 하락폭이 크지 않은 편”이라며 “전체 시중은행에서 상생금융 규모가 2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내년 실적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의 이자 이익이 줄면서 그만큼 내년 실적에서 순이익이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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