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블시론] 나눔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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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낫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말씀이고 기독교가 인생의 황금률로 여기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하나의 부족함이 있다고 말씀하시자 그 청년은 그것이 뭐냐고 묻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사망은 교회에 역사하고 생명은 세상에 역사하는 자발적인 손해를 기꺼이 선택하신 예수님의 십자가를 붙들지 않으면 기독교는 종교의 사회적 지위를 잃어버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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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낫습니다. 이는 예수님의 말씀이고 기독교가 인생의 황금률로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씀을 삶의 질서로 수용하고 적용하는 사람은 희박해 보입니다.
받는 행위는 자신을 향한 소유와 관계된 것이고 주는 행위는 타인을 향한 사용과 관계된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쓰는 것보다 버는 것을, 사용보다 소유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그들의 관심과 시간의 비중은 주는 것보다 받는 것에 더 크게 기울어져 있습니다. 베풀려는 땀보다 취하려는 땀의 분비량이 훨씬 많습니다. 그러나 나눔의 표면적인 의미가 아니라 실질적인 의미를 안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모든 소유가 그 자체로는 아무런 의미도 아니고 일말의 가치도 없습니다. 진정한 가치와 의미의 산출은 소유가 아니라 나눔에 있습니다. 나누는 것은 손해가 아닙니다. 돈을 나눈다는 것은 지갑이 얇아지는 것이 아닙니다. 나의 경제적인 영향력이 나에게 제한되지 않고 타인에게 확대되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부자 청년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 날 청년이 예수께 와서 구원의 비결을 묻습니다. 예수께서 하나의 부족함이 있다고 말씀하시자 그 청년은 그것이 뭐냐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고 하십니다. 이는 청년이 구원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가 소유의 부족이 아니라 나눔의 부족에 있음을 지적하신 답입니다. 그러나 그는 재물이 많으므로 이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갔습니다. 여기에 담긴 예수님의 가르침은 구원의 비법이 나눔에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나눔의 목록에는 재물보다 더 소중한 것, 즉 자신의 생명도 들어 있습니다. 생명은 너무도 소중해서 그것을 잃으면 온 천하를 얻어도 아무런 유익이 없습니다. 사람의 목숨과 바꿀 수 있는 대체물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타인에게 자신을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 자신을 타인에게 나누는 것은 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타인에게 의미가 됨으로써 나의 자아가 두 배로 증대되는 것입니다. 자아만 증대되지 않고 기쁨과 행복과 만족도 갑절로 변합니다.
성경에 의하면 태초에 창조주가 아담과 하와를 만드신 이후에 공동체의 원리로서 두신 둘의 관계가 있습니다. 즉 서로가 서로에게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은 뼈와 살이고 타인은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슬프면 그냥 뼈와 살이 슬프지만, 타인이 슬프면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 슬픕니다. 반대로 자신이 기쁘면 내가 그냥 기쁘지만, 타인이 기쁘면 내가 최대치로 기쁩니다. 이러한 공동체의 원리를 따르면 슬픔과 불행과 아픔은 자신이 취하는 게 덜 나쁘고 기쁨과 행복과 만족은 타인이 취하는 게 더 좋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이 질서가 뒤집혀 있습니다. 좋은 것은 자신이 취하고 나쁜 것은 타인에게 넘깁니다. 이런 현실에서 사망은 교회에 역사하고 생명은 세상에 역사하는 자발적인 손해를 기꺼이 선택하신 예수님의 십자가를 붙들지 않으면 기독교는 종교의 사회적 지위를 잃어버릴 것입니다.
도둑질을 당하는 것도 나눔의 한 유형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타율적이고 강압적인 나눔이며 누구도 권하지 않고 아무도 칭찬하지 않는 일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로마의 군병들에 의해 도둑질당하신 부득이한 죽음이 아닙니다. 예수께서 자신의 생명도 아끼지 않고 기꺼이 우리에게 나누신 나눔의 본입니다. 기독교는 나눔의 십자가를 즐거이 짊어질 때 예수님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나눔의 더 큰 복도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어떤 형태의 도둑질을 당할지 모릅니다.
한병수(전주대 교수·선교신학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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