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 본입찰 마감, 하림·동원 ‘2파전’

한명오,신재희 2023. 11. 24.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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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옛 현대상선) 인수전이 '동원 대 하림'의 양자대결로 좁혀졌다.

23일 산업은행과 각 기업 관계자의 전언 따르면 이날 서울 모처에서 진행한 HMM 지분 인수 본입찰에는 동원그룹과 하림그룹·JKL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HMM 인수를 '꿈의 정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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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그룹은 “실익 없다” 불참 결정
몸값 6조~8조 전망 “우협 빨리 선정”
무리한 입찰에 대규모 배당 어려워
HMM 컨테이너선이 항구에 정박해 있다. HMM 제공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옛 현대상선) 인수전이 ‘동원 대 하림’의 양자대결로 좁혀졌다. 불참설이 돌던 LX그룹은 “실익이 없다”며 본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23일 산업은행과 각 기업 관계자의 전언 따르면 이날 서울 모처에서 진행한 HMM 지분 인수 본입찰에는 동원그룹과 하림그룹·JKL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이들이 적어낸 인수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HMM 본입찰 결과 유효경쟁이 성립했다”며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대한 빠르게 우선협상자를 선정해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비입찰을 통해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된 3곳 중 LX그룹은 발을 뺐다. 주요 계열사인 LX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HMM 인수를 종합적으로 살펴본 결과 시장 상황이나 경영 환경 등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에 따라 불참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LX그룹과 달리 동원과 하림은 인수 의지가 강하다. 하림은 그룹 내 해운사 팬오션과의 시너지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인수를 위해 팬오션의 현금성 자산을 활용하면서 재무적투자자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와 호반그룹의 힘을 빌려 3조5000억원을 동원했다.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동원로엑스 등 육상 물류 시스템을 보유한 동원은 HMM 인수로 항만·육상·해상에 이르는 3각 종합 물류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본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HMM 인수를 ‘꿈의 정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동원은 약 1조3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에 동원산업·동원로엑스 등 계열사 유상증자,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약 3조3000억원을 자체 조달했다.

무리한 입찰에 모기업 등골이 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산업은행은 HMM을 인수할 기업이 현금을 빼가지 못하도록 배당 제한을 건 상태다. 산업은행이 정한 HMM 배당 규모는 연 5000억원이다. 2021년과 2022년 해운업계 호황기 HMM의 현금 배당 성향은 5%였다. 지난해처럼 10조원의 순이익이 난다면 배당으로 HMM 관련 이자를 감당할 수 있지만 실제 대규모 배당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매각 대상인 HMM 주식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약 3억9879만주(57.9%)다. 1억9879만주에 1조원 규모 영구채(전환사채·신주인수권부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추가로 보유하게 되는 2억주를 더한 물량이다. 이날 HMM의 주가는 장마감 기준 1만6330원이다. 산업은행이 제시한 매각 예정가격은 6조~8조원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HMM은 1976년 아세아상선으로 설립돼 오일쇼크를 겪었고 2016년 경영 위기로 현대그룹 품을 떠나기도 했다. 산업은행 관리 체제에서도 적자가 계속되다가 2020년 터진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위기가 기회로 변하면서 2010년 이후 10년 만에 극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0년 이후 계속 흑자를 냈고,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10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한명오 신재희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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