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개척의 길… 동행하며 격려, 완주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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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서울 구로구에 테바교회를 개척한 안세진(40) 목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립감'이 옥죄어왔다.
23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만난 신도배 목사는 "지금은 사람들이 종교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는 '탈진리' 시대"라며 "개척교회 생존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목회자들이 함께 모여 있으면 서로 위로가 되고 시너지 효과를 낼 거라 생각했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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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서울 구로구에 테바교회를 개척한 안세진(40) 목사는 시간이 지날수록 ‘고립감’이 옥죄어왔다. 혼자서 한 교회만 바라보며 사역하다 보니 다른 목회자와 교제도 어려워지고, 혼자만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에 빠질 때도 있었다. 그때 그가 찾아간 곳이 개척교회 목회자들의 모임인 ‘처치브릿지’였다. 그는 “같은 상황에 놓인 목회자들이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지며 연합의 힘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처치브릿지는 서울드림교회(김여호수아·신도배 목사)가 현실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개척교회를 돕기 위해 2018년 시작한 사역이다. 23일 서울 성동구 사무실에서 만난 신도배 목사는 “지금은 사람들이 종교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는 ‘탈진리’ 시대”라며 “개척교회 생존이 힘든 상황 속에서도 목회자들이 함께 모여 있으면 서로 위로가 되고 시너지 효과를 낼 거라 생각했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28개 개척교회 목회자들은 연초 제주도 리트릿을 시작으로 연합세미나와 프로페짜이(말씀 묵상 소그룹 모임)를 함께하며 목회의 기본기를 다진다. 처치브릿지 안에는 신 목사를 비롯해 9명의 멘토가 있어 목회자들이 언제든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김지철(소망교회 은퇴·처치브릿지 고문) 박재필(조은교회) 송호석(대전임마누엘교회) 오수진(도담교회) 이호훈(예수길벗교회) 천정훈(빛의교회) 황인성·백흥영(공명교회) 목사 등 각자 특화된 목회를 펼치는 목회자가 멘토로 선정됐다.
처치브릿지는 성도 수가 적어 행사를 열기 어려운 개척교회를 위해 수련회나 주일학교 캠프도 연합으로 열고 있다. 서울 성수동과 방화동에는 공유교회 예배당을 마련해 원하는 교회가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노후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는 목회자들을 배려해 국민연금 지원도 시작했고 내년부터는 마이크로크레딧을 시작해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 교회를 도울 예정이다.
개성 있는 사역을 하는 개척교회 목회자들은 처지브릿지의 자랑이다. 안 목사는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 ‘당근마켓’을 활용해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그는 “당근마켓에서 지역 모임을 만들 수 있는데 기타를 가르치거나 함께 당구를 치기도 하고 잃어버린 반려견을 같이 찾아 나선 적도 있다”며 “주민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매너온도’를 유지하는 노력을 한다. 온도가 100도까지 올라간 적도 있는데 ‘업자’처럼 보일까 봐 요즘은 60도 안팎으로 맞추는 중”이라며 웃었다.
이희철(45) 서울 다운마을교회 목사는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 카페 아르바이트에 나섰다. 전도 대상은 같은 아르바이트생이다. 이 목사는 “청년을 만나고 싶은데 학교나 거리에서 전도가 어려워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이후 4명의 청년이 우리 교회에 등록했다”며 “처치브릿지 목회자들이 색다른 목회 모델을 공유하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개척교회도 3년만 고생하면 된다’는 이야기가 옛말이 된 지 오래된 현실에서 처치브릿지는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잘하고 있다’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격려를 꾸준히 하려고 한다. 신 목사는 “어쩌면 개척교회가 끝까지 자립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개척을 주님이 주신 사명으로 알고 매달리는 이들이 가는 길을 완주할 수 있도록 동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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