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라이프톡] 실패한 쿠데타, 고삐 풀린 AI
지난 한 주 세계가 주목한 빅뉴스는 오픈AI의 실패한 쿠데타다. 오픈AI 이사회가 17일 CEO 샘 올트먼을 전격해고 했지만 5일만에 뒤집어졌다. 이번 사태는 AI의 미래를 예고하기에 의미심장하다.
쿠데타의 뿌리는 AI라는 기술을 보는 상반된 시각이다. AI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극적으로 갈린다. AI가 편리한 수단이기에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낙관론자는 부머(Boomer)라 불린다. 반대로 AI가 인간을 파괴할 수 있기에 신중하게 개발해야 한다는 비관론자는 두머(Doomer)다.
오픈AI 공동창업자 중 사업가 출신 올트먼은 부머, 원천기술을 개발한 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는 두머다. 원래 오픈AI는 2015년 '안전한 AI 개발'을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단체다. 두머 조직인 셈이다.
AI기술이 발전하면서 상업적 활용가능성이 높아졌다. 2019년 올트먼이 돈벌이(영리)용 자회사를 만들었다. 부머 조직이다. 올트먼은 지난해 챗GPT를 선보인 이후 더욱 적극적인 상품개발과 사업확대에 나섰다. 올트먼의 행보를 '과속'이라 판단한 수츠케버 등 두머 이사 4명이 부머 이사 2명을 전격해고했다.
급반전의 동력은 영업용 오픈AI 최대주주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에 투자한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 두머의 급브레이크는 영업방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트먼과 동조 직원을 몽땅 영입, 사실상 오픈AI를 자사 내부조직으로 흡수하겠다고 압박했다.
결국 두머들은 막강 자본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사회가 부머로 물갈이됐다. 두머들이 잡고 있던 고삐가 풀렸다. AI가 실험실을 탈출했다.
오병상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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