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협력 위한 소통창구…‘민간 상설협의체’운영 뜻 모아
한국과 일본이 올해 들어서만 7차례의 정상회담을 갖는 등 정치 분야를 중심으로 관계가 빠르게 개선되는 가운데 양국 경제단체 간 협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무협)는 2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일본경제동우회와 ‘한·일 기업 교류확대 방안 간담회’를 열고 민간 상설 협의체를 운영하기로 뜻을 모았다. 도쿄를 근거지로 하는 일본경제동우회는 1946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일본상공회소와 함께 일본 3대 경제단체 중 하나로 불린다. 일본 주요 기업 1511곳이 회원사이며, 40여 개의 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첨단·신흥기술 협력 ▶반도체·광물 공급망 위기 대응 ▶스타트업 교류 등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무협에서는 최명배 비상근부회장(엑시콘 회장)과 김고현 전무를 비롯해 GS리테일·LS·넥스트온·딥엑스·뤼튼테크놀로지스·로드시스템 등 국내 대기업 및 스타트업 관계자 10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선 니이나미 다케시 산토리홀딩스 회장과 다마츠카 겐이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미쓰이스미토모은행·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세이코엡슨·알파퍼체스·맥킨지 재팬 등 9개 기업 관계자가 함께했다.
최 부회장은 “한·일 정상회담과 한·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급진전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며 “지역 분쟁 격화, 자원 무기화 등 대외적 위기 상황 속에서 한일 양국의 지속적 교류를 통한 협력 강화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7만4000여 개 한국 기업을 회원사로 둔 무협과 일본의 경제동우회가 긴밀히 교류하면 양국 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에 경제동우회 대표간사인 니이나미 다케시 회장은 “한·일 관계가 유례없이 급속도로 강화되고 깊어지고 있다”며 “이런 점은 경제계에도 너무나 중요하고 일본 국민으로서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 경제협력과 동아시아의 안전을 위해 흉금을 털어놓고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며 민간 협의체 구축에 공감했다.
무협은 양국 기업의 무역 애로를 풀고 민간 경제교류를 강화하기 위한 활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자열 무협 회장은 올해 들어 수차례 일본 경제단체들과 면담을 가지고, 지난 8월엔 오사카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 관서경제동우회와 경제협력 의제 발굴과 기업인 교류 확대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무협 관계자는 “이번 경제동우회 간담회를 계기로 내년부터는 두 단체 간 정기적인 협의체를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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