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퍼지며 암까지 유발하는 ‘만성 염증’… 어떻게 제거할까?

이채리 기자 2023. 11. 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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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염증은 우리 몸에서 천천히 퍼지며, 몸을 병들게 한다.

◇암 발생 위험 남성 38%, 여성 29% 더 높아만성염증은 가랑비처럼 천천히 퍼지며 우리 몸을 망친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연구에 따르면 만성염증 수치가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보다 암 발생 위험이 높았다.

◇누적된 피로, 온몸 통증은 만성염증의 신호질병이 없는데도 피로가 잘 회복되지 않거나, 통증이 몸 곳곳에서 나타난다면 만성염증을 의심하고,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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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염증은 뚜렷한 증상이 없다가 어느 순간 질병으로 나타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만성염증은 우리 몸에서 천천히 퍼지며, 몸을 병들게 한다. 염증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면역반응의 일종으로 염증이 발생한다. 만성염증은 끊임없이 생기는 미세염증을 말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급성염증과 다르다.

만성염증은 뚜렷한 증상이 없다가 어느 순간 질병으로 나타난다. 동일한 부위가 반복적으로, 오랫동안, 천천히 망가지고 결국 질병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만성염증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몸이 노화될수록 염증 처리 능력이 떨어지고, 체내에 쌓이게 된다. 잘못된 생활 습관을 오래 유지할수록 만성염증이 많은 상태로 볼 수 있다. 만성염증,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암 발생 위험… 남성 38%, 여성 29% 더 높아
만성염증은 가랑비처럼 천천히 퍼지며 우리 몸을 망친다. 혈관을 타고 곳곳을 돌아다니며 신체를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세포 노화와 변형을 일으키고, 면역 반응을 지나치게 활성화해 면역계를 교란시킨다. 비만·당뇨병 등 대사질환부터 습진·건선 같은 피부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천식 등 자가면역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잇몸병, 대장염, 지루성피부염,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과도 관련 있다.

문제는 만성염증이 암 발병률까지 높인다는 점이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연구에 따르면 만성염증 수치가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보다 암 발생 위험이 높았다. 남성의 경우 38%, 여성의 경우 29%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그래픽 김하경, 게티이미지뱅크
◇누적된 피로, 온몸 통증은 만성염증의 신호
질병이 없는데도 피로가 잘 회복되지 않거나, 통증이 몸 곳곳에서 나타난다면 만성염증을 의심하고, 만성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내장지방=복강 내, 내장 주변에 존재하는 내장지방은 만성 염증의 주된 요인이다. 지방 세포는 아디포카인이라는 염증 물질을 분비하는데, 이 물질은 신진대사를 방해해 지방을 더 쌓이게 만든다. 염증과 지방 생성의 악순환이 반복된다.

▷잘못된 자세=잘못된 자세는 노폐물을 배출하는 림프의 순환을 억제한다. ▲구부정하거나 ▲다리를 꼬거나 ▲거북목을 유지하거나 ▲턱을 괴거나 ▲양반다리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염증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아 만성염증이 늘어난다.

▷만성 스트레스=장기적인 스트레스는 염증 조절 기능을 방해하고, 염증 제거 효과를 낮춘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교감신경을 자극하는데, 염증 반응을 초래하기도 한다. 실제 미국 오하이오대 연구에 따르면 만성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의 경우 체내 염증 수치가 20% 높았다.

▷미세 먼지=미세 먼지는 코·입·폐를 거쳐 혈관으로 침투한다. 미세 먼지가 혈관 속으로 들어오면 우리 몸은 이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염증을 만든다. 미세 먼지가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도 만성염증과 관련 있다.

◇만성염증 제거하는 생활 습관
▶하루 40분 유산소 운동, 20분 근력운동=살이 쪄 지방세포가 커지면 지방세포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TNF-α 등)을 분비한다. 지방세포 크기를 줄이는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수영, 조깅, 자전거 타기 등을 매일 40분 정도 하는 것을 권장한다.

다만, 과도한 운동이 오히려 몸속 산화 스트레스를 늘려 염증이 심해질 수 있다. 운동을 할 때는 무리하지 않고 숨이 조금 차고, 땀이 등과 이마에 조금 배어 나올 정도로만 해야 한다. 근육운동 역시 필요하다. 근육은 세포 괴사를 막아 염증 발생을 억제한다. 따라서 근육을 키울 수 있는 근력운동(아령·덤벨 들기 등) 역시 매일 20분 정도 하는 게 좋다.

▶바른 자세 만들기=평소 온몸을 편 자세를 유지하자.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면 책상과 의자 높이는 앉았을 때 무릎과 허벅지 관절을 90도 굽혀 발바닥이 바닥에 닿도록 한다. 앉는 자리는 수평, 등받이는 직각이나 뒤로 약간 기운 정도가 좋다. 소파같이 푹신하고 낮은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깊숙이 들이밀고 앉도록 한다. 틈틈이 허리를 앞으로 숙였다 펴는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 1시간마다 일어나 스트레칭해 주는 게 이상적이나, 여의찮으면 앉은 채로 몸을 움직여 주자.

▶스트레스 다스리기=스트레스가 느껴진다면 차분히 앉아 홍차를 마시면서 해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런던대 연구팀에 따르면 홍차를 하루에 네 잔씩 6주 동안 마셨을 때 스트레스받는 일을 겪고 난 후의 분비되는 코르티솔 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코르티솔은 일명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혈압을 높이고 피로를 유발한다. 명상 역시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방법이다. 명상은 이런 현상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로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팀이 8주간 49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명상은 피로를 줄이고 스트레스로 인한 과민성 대장 증후군도 완화했다.

▶미세먼지=영국 식품연구소는 양파에 들어 있는 '퀘르세틴'이라는 식물영양소가 동맥경화증을 유발하는 만성 염증을 예방한다는 실험 결과를 내놓았다. 블랙라즈베리, 아사이베리 등도 강력한 항산화 효과가 있어 만성염증을 예방한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있다. 크랜베리는 방광염·요로감염을 예방해 주는 효과가 증명돼 '천연 항생제'로 불린다. 평소에 이런 식품을 자주 먹으면 좋다. 환기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필요하지만, 이때 외부에서 미세먼지가 들어올 수 있다. 따라서 환기 후 유입된 미세먼지가 충분히 가라앉으면 물걸레질을 해줘야 한다. 체내의 미세먼지 배출을 위해서 충분한 수분 섭취도 중요하다. 물을 마셔 기관지 점막을 건조하지 않게 유지하면, 미세먼지의 침투를 막을 뿐 아니라 중금속 농도를 낮추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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