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울 수 있어 감사”…화염 휩싸인 택시, 달려간 ‘히어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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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9시40분쯤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교차로 내리막길.
안전벨트가 운전사 몸에 한 차례 걸렸고, 유씨가 한 번 더 운전사를 택시 밖으로 끌어당기고서야 안전하게 빼낼 수 있었다.
그는 "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불 붙은 택시로) 뛰어들게 됐다. 불에 탄 옷은 나중에 바꿔 입으면 된다"며 "원래 모든 일이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 오히려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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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과정서 유씨도 화상
부산 연제경찰서 오는 30일 감사장 전달 예정
지난 22일 오후 9시40분쯤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교차로 내리막길. 전기차 택시가 빠른 속도로 가게를 들이받았다.
그 주변에 전기업체 직원인 유세림(34)씨도 있었다. 유씨는 전화 통화를 하면서 귀가하던 중 굉음이 나는 쪽을 돌아봤다. 유씨가 들이받힌 가게를 확인하려는 순간, 택시에서 거센 불길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곧 운전석의 문이 열리고 운전사가 왼발을 도로에 내딛었다. 하지만 안전벨트를 매고 있던 운전사는 오른발을 마저 빼내지 못했다.
늦은밤 주변에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유씨는 ‘무조건 빨리 꺼내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약 20m 거리를 뛰어가 화재 현장에 접근했을 땐 이미 택시 운전사의 얼굴을 포함한 전신에 불이 붙은 상태였다.
유씨가 운전사를 황급히 구출하려 했지만 안전벨트는 쉽게 풀리지 않았다. 안전벨트가 운전사 몸에 한 차례 걸렸고, 유씨가 한 번 더 운전사를 택시 밖으로 끌어당기고서야 안전하게 빼낼 수 있었다. 그사이 유씨 옷에도 불이 옮겨 붙었다. 손에는 화상을 입었다.
유씨는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희한하게도 당시 사고 현장이 잘 보였다. 주변에 사람은 없었다. ‘안 되겠다’ 싶어 무조건, 빨리 가서 저 분(택시 운전사)을 끄집어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택시에 붙은 불이 거세지고 유씨가 사투에 가까운 구조를 벌이는 사이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였다. 하지만 강한 불길 앞에서 누구도 선뜻 용기를 내기 어려웠다. 유씨는 “뒤늦게 돌아보니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있더라”며 웃었다.
그는 “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불 붙은 택시로) 뛰어들게 됐다. 불에 탄 옷은 나중에 바꿔 입으면 된다”며 “원래 모든 일이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 오히려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살면서 남을 도운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그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서 다행이다. 택시 운전사분도 무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택시 운전사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용감하게 구조에 뛰어든 유씨에게 오는 30일 감사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박종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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