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의총 "최강욱 암컷 발언, 민주당 철학 완전히 무너뜨렸다"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최근 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민주당 전 의원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비상징계로 뒷수습에 나섰지만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오영환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 자유발언에 나서 "리스크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며 최근 논란이 빚어진 청년 비하 현수막 시안과 최 전 의원의 여성비하 발언에 대한 당의 대응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의원은 특히 최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이 추구하는 인권과 평등의 가치와 철학을 완전히 무너뜨린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에 당 지도부가 빠르게 경고와 징계를 내렸지만, 최 전 의원과 당시 행사 참석자였던 김용민·민형배 의원이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은 점을 꼬집으며 지도부에게 질서를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청년 현수막 논란에 대해서도 "우리 당이 추진하는 좋은 청년정책을 다 가려버렸다"고 지적했다. 지난 17일 민주당 사무처는 전국 시·도당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20·30세대에 집중한 '새로운 민주당 캠페인-더민주 갤럭시 프로젝트'로 새로운 현수막 시안을 선보였다. 티저 현수막에는 '나에게온당',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혼자 살고 싶댔지 혼자 있고 싶댔나?' 등의 문구가 담기면서 청년 비하라는 지적과 당원의 탈당 의사가 잇따랐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사무총장 조정식 의원은 결국 브리핑을 통해 고개를 숙이며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 의원은 이런 논란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선 이재명 당 대표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의원은 "이재명 대표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심이 잡히고 있지 않다"며 "리더십을 바로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최 전 의원의 발언 논란 이후 그간 엄정한 대처를 강조했던 이 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도 "모두가 잘 아는 것처럼 국민께서 정치에 불신과 불만을 갖고 계시는 데 가장 큰 문제는 오만과 교만"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갈등과 분열 상황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언행주의보'를 내린 바 있다.
다만 이 대표의 당부에도 민형배 의원은 이날 의총 도중 기자들과 만나 "동물농장 안에서는 그 말(암컷 발언)이 문제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그 말이 밖으로 나오면서 다 문제가 된 것"이라며 "말이 나오니 '아이고 이거 문제가 될 수 있겠네'라는 얘기들이 오갔지만, 그다음 날도 지나가고 뜬금없이 화요일(21일)에 나왔다. 김용민·민형배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의총에서는 총선기획단이 발표한 선출직 평가 하위 20%에 대한 경선득표 감산 비율을 20%에서 30%로 늘리는 공천 룰 변경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전해철 의원은 자유발언에서 총선 1년 전인 지난 4월 이미 특별당규를 제정했고, 총선기획단에서 공천 룰을 다루는 것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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