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도 ‘극우’ 맹위…네덜란드 총선서 ‘반이민·반이슬람’ 자유당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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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서 22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반이민·반이슬람'을 기치로 내건 극우 자유당(PVV)이 승리했다.
자유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것도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이민자 유입이 급증하면서 반이민 정서가 높아진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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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서 22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반이민·반이슬람’을 기치로 내건 극우 자유당(PVV)이 승리했다. 이민 유입에 대한 반발 정서가 유럽을 뒤덮으면서 각국 선거에서 극우 정당의 돌풍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네덜란드 국영방송 NOS에 따르면 개표가 98% 진행된 시점에 자유당이 하원 총 150석 가운데 가장 많은 37석을 확보하며 제1당에 올랐다. 자유당 의석은 2021년 총선 때(17석)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프란스 티머만스 전 유럽연합(EU) 집행위 부위원장이 이끄는 좌파 성향 녹색당·노동당 연합(GL-PvdA)이 25석으로 2위를 차지했다. 중도우파 성향의 집권 여당 자유민주당(VVD)은 2년 전 총선 때(34석)보다 크게 줄어든 24석에 그쳐 3위로 밀렸다.
자유당을 이끄는 헤이르트 빌더르스(60)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연설에서 “유권자들의 바람에 부응해 네덜란드인을 다시 1순위로 돌려놓을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네덜란드는 네덜란드인에게 돌아갈 것이고, 망명 쓰나미와 이민은 억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빌더르스가 이끄는 자유당은 강력한 반이슬람 정책과 망명 허용 중단 등을 주장하는 정당이다. 빌더르스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 중단과 EU 탈퇴 국민투표 실시를 촉구한 바 있다. 그는 2014년 지방선거 유세에서 모로코인들을 모욕하고 증오를 선동하는 발언을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2010년부터 13년간 최장수 총리로 집권해온 마르크 뤼터(56) 내각을 끌어내린 이번 총선의 핵심 쟁점은 이민 문제였다. 뤼터 총리는 지난 7월 “이민 정책에 관한 연립정부 동반자들과의 견해차를 극복할 수 없다”며 사퇴와 연정 해체를 선언했다. 자유민주당은 난민 입국 제한 법안을 추진했으나 함께 연정을 구성하던 민주66당이 이를 반대하면서 갈등을 겪었다.
자유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것도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이민자 유입이 급증하면서 반이민 정서가 높아진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빌더르스는 네덜란드에서 주택난과 일자리 부족, 의료 서비스 과중 등 사회 문제가 악화되는 원인이 이민자 유입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강력한 정책을 내놓지 못한 현 정권을 비판했다. 네덜란드의 난민 신청자 수는 2021년 3만6620명에서 지난해 4만7991명으로 늘었고, 올해는 7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주요국에선 반이민·반EU 정서에 힘입은 우파 및 극우 정당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이탈리아에선 지난해 10월 총선 결과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극우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l)’이 집권했고, 지난달 스위스 총선에선 우파 성향의 스위스국민당(SVP)이 승리했다. 스웨덴과 핀란드, 스페인, 불가리아 등의 총선에서도 우파나 극우 정당이 약진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극우 정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 의원은 빌더르스의 총선 승리를 축하하며 “나라의 횃불이 꺼지는 것을 보기를 거부한 사람들 때문에 유럽에서 변화의 희망이 계속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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