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논개처럼 해라”…인요한 '비대위 전환' 던지고 떠날까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가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23일 만나 “논개처럼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충남 홍성 충남도청을 찾아온 인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윤핵관’이라는 분들이 총선에서 험지로 나가거나 불출마를 하는 등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고 하신 말씀은 당연하다고 본다”며 “만약에 이분들이 혁신위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시간만 끈다면 인 위원장께서 논개처럼 다 끌어안아버리시라”고 했다. 임진왜란 당시 왜장(倭將)을 안고 진주 남강에 몸을 던진 논개처럼 인 위원장이 ‘지도부·친윤·중진의 험지 출마 혹은 불출마’를 강단 있게 이끌어내 달라는 의미다.
김 지사는 이어 “최고위원회가 초선이나 원외 인사로 구성돼 정치적인 경험과 식견 측면에서 준비가 안 됐다”며 “새내기 사이에서 대표가 ‘꼬마 대장’ 노릇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속 깊은 의사 결정이 나오겠느냐”고 했다. 그는 “초선들도 눈만 껌뻑이고, 중진은 정치생명 연장에만 고민하면 당이 국민께 신뢰받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3선 의원 출신인 김 지사는 친박 성향으로 친윤계와는 거리가 있다고 평가받는다.
이에 인 위원장은 “김 지사 같은 분이 당에 많으면 일이 쉬울 것 같다. 큰 힘이 된다”고 답했다.
인 위원장은 당내 인사뿐만 아니라 제3지대로도 손짓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출신인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를 여의도 당사로 초청해 혁신위원과 함께 ‘과학기술 인재육성과 정치’를 주제로 강연을 들었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인 양 대표는 주로 반도체 산업 육성과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을 설명했다. 혁신위가 외부 인사에게 강연을 들은 것은 지난 21일 비명계 이상민 민주당 의원 이후 두 번째다. 양 대표는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 합류는 합당하지 않다”면서도 “정치적 연대는 열려있다”며 여지를 열어놨다. 혁신위는 직후 회의에서 연구개발(R&D) 관련 혁신안도 논의했다.
혁신위의 활동시한은 12월 24일이지만 공천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인 지도부·친윤·중진의 험지 출마 혹은 불출마를 이미 지도부에 권고한 만큼 “12월 초 조기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영남권 초선 의원은 “혁신위는 할 일을 다 한 상황이어서 이제는 지도부를 압박할 일만 남았다”며 “불출마 권고안을 지도부가 승인하지 않으면 파격적인 안을 던지고 조기 종료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마지막 안건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권고’ 같은 초강수를 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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