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학생 가정방문에 여교사들 보낸 고교 교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주의 한 고등학교 교감이 화장실 내 불법 촬영으로 적발된 학생의 가정 방문에 피해자일 수 있는 여교사들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제주교사노동조합은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지난 10월 18일 학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기기가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가해 학생이 자수했다"면서 "그런데 학교의 교감은 가해 학생의 가정방문으로 피해 당사자일 가능성이 있는 두 여교사에게 출장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한 고등학교 교감이 화장실 내 불법 촬영으로 적발된 학생의 가정 방문에 피해자일 수 있는 여교사들을 보낸 사실이 알려져 비판을 받고 있다. 학교 측의 2차 피해 방임·방관 지적이 잇따르자 제주도교육청은 관내 교사노동조합과 면담을 갖고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제주교사노동조합은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지난 10월 18일 학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기기가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가해 학생이 자수했다”면서 “그런데 학교의 교감은 가해 학생의 가정방문으로 피해 당사자일 가능성이 있는 두 여교사에게 출장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당국은 기본적인 성인지 감수성도 없을뿐더러 제2, 제3의 피해를 방임·방관하고 있다”며 “피해자 보호 조치를 외면한 고등학교 관리자를 엄중 경고하고 징계조치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가해 학생인 A군은 지난 10월 18일 오전 8시쯤 제주의 한 고교 체육관 여성화장실에 들어가 구멍 뚫린 각티슈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했다. 오후에 B교사가 문제의 카메라를 발견했고, 자신도 촬영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A군은 이튿날 경찰에 자수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A군이 고등학교 관계자에게 ‘학교 화장실 여러 곳에 10번 이내의 불법촬영 기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2차 피해 우려는 사건 발생 고교의 C교감이 지난달 26일쯤 A군의 담임인 D교사와 E학생부장을 A군에 대한 가정방문을 보내면서 제기됐다. 당시 두 여교사는 가정방문을 앞두고 ‘가해 학생이든 아버지든 누군가 달려들면 한 명이라도 빠져나와 112에 신고하자’고 약속할 만큼 추가 피해를 우려했다.
출장 명령을 내린 교감은 ‘나는 보고를 받는 입장이라서 가정 방문을 갈 수 없다. 학교를 비울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해당 학교장은 “이미 여성 교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소통이 미흡했고 불안함을 주게 돼 죄송하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며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사과는 당연히 할 것이고, 더이상 선생님들이 마음에 상처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2일 제주교사노동조합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사태 파악에 나섰다.
교육청은 화장실 불법 촬영 사건과 관련해 피해 교원 및 학생을 보호하고 재발을 막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23일 밝혔다. 또 오는 27~28일 동안 이번 사건으로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응급심리지원 특별상담실’을 운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올해 교직 3년 차인 D교사는 사건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3개월을 진단받고 학교에 병가를 신청해둔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 촬영 카메라를 처음 발견한 B교사는 현재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며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A군은 교권보호위원회에서 퇴학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누빔외투에 테이저건 안 먹혀…흉기난동범, 특공대 투입 검거[영상]
- “네 인생도 망가뜨려 줄게”… 도 넘은 수능 감독 협박
- “싫다고 했잖아”… ‘황의조 불법촬영’ 피해자 측, 대화 공개
- ‘#교복스타그램’… 현직교사, 성인화보 판매하다 적발
- “최태원, 동거인에게 쓴 돈 1000억 넘어” “악의적 허위사실”
- 북한, 9·19군사합의 파기 ‘맞불’…“무력장비 전진배치”
- 황의조 “영상 속 상대女…” 신상 거론, 2차가해 논란
- “한국인들, 공공서비스를 날로 먹는다”… 공무원의 한숨
- 연애 방해한다며 남자친구 엄마 살해한 ‘무서운’ 10대
- 6개월 여아 양쪽 눈에 ‘시퍼런 멍’…“부모·동거인 모두 접근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