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24일 전 인질석방 없다…임시 휴전도 지연"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에 합의한 일시 휴전이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어졌다. 이스라엘 정부가 휴전 조건인 인질 석방이 오는 24일(현지시간) 이전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22일 CNN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가안전보장회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 측과) 인질 석방을 위한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이라며 "인질 석방 절차는 양측이 합의한 바에 따라 시작되는데, 24일 전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합의 발효를 하루 연기하는 결정은 이스라엘이 중재자 역할을 한 카타르·이집트와 함께 내린 결정이며 미국도 관여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에 납치된 이스라엘 인질 최소 50명의 석방을 보장받는 대가로 최소 나흘간 휴전하는 협상안을 전격 승인했다. 당시 이집트 국영 알카히라 TV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합의한 나흘간의 일시 휴전 합의가 23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3일 오후 5시)에 발효된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양측이 나흘간의 일시 교전 중단과 이스라엘 인질 50명-팔레스타인 수감자 150명의 맞교환 석방에 합의했으나, 이행을 위한 세부 사항은 아직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양측은 석방 대상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명단 결정, 석방 및 맞교환 경로 등에 대해 더 논의한 후 합의문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협상 과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팔레스타인 관리는 AFP통신에 "이스라엘 인질 석방 대상과 방법을 놓고 세부 사항을 조율하면서 휴전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카타르 외무부는 23일 양측의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몇 시간 내에 일시 휴전 시작 시간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만약 23일 밤까지 인질 석방 명단이 나오지 않으면 합의가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합의 발효가 파기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번 거래는 여전히 합의된 상태로, 특히 이행 첫날을 위해 최종 세부 사항을 해결하고 있다"며 "양측이 최종 세부 사항을 해결해 인질 석방 절차가 24일 오전에 시작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이스라엘 관리들도 합의 자체가 파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합의에 대한 성과를 적극 알리고 있다. 백악관은 22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에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인질 50명을 석방하는 합의가 타결됐다"고 올렸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번 협상으로 전투 중단이 나흘보다 더 길어질 수도 있다"면서 "인도주의적 지원도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이번 일시 휴전 합의를 계기로 가자지구에 안전지대를 조성하고 의료 지원·연료 반입 확대 등 광범위한 조치를 마련하라며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 "가자 전쟁 계속 하겠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전쟁을 계속 하겠다는 의향을 재차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22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이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가자지구에서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에 하마스 지도부가 어디 있든 찾아내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일시 휴전·인질 석방 합의 성사와 관련해 사의를 표하는 한편 하마스 섬멸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23일 이스라엘방위군(IDF)은 가자지구 공격을 강화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하루 동안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시내에 위치한 하마스 정보본부를 급습해 건물을 폭파하는 등 300여개의 목표물을 공격했다"면서 "지금까지 하마스 근거지인 지하 터널 400여개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에서 발견했다는 지하 터널도 추가 공개했다. 지하 터널 약 55m 앞 지점에서 방폭 문으로 막혀 있었는데, 이곳을 뚫고 들어가보니 군사 회의가 이뤄지는 상황실, 은신처, 화장실, 부엌, 환기설비 등이 갖춰져 있었다고 발표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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