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균 “T1과, 상혁이와 10년 울고 웃고 싶었다”
2013~2019년 T1서 활동 후 4년 만에 친정으로
김정균 감독이 T1으로 돌아왔다. 그는 앞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T1에서 지도자로 활약하며 ‘페이커’ 이상혁과 함께 팀 엠블럼에 3개의 별을 달았고, 8차례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우승도 이뤘다. 이후 중국 비시 게이밍, 디플러스 기아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활동하다가 이번에 4년 만에 다시 자신의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은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지도자로 꼽힌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주가가 오른 그는 이번 스토브리그에 중국 ‘LoL 프로 리그(LPL)’ 팀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거액의 연봉을 동반한 러브콜을 뿌리치고 장고 없이 T1으로의 복귀를 선택했다. 22일 서울 모처에서 김 감독을 만나 친정팀으로 돌아온 이유를 들어봤다.
*이 인터뷰는 T1이 기존 선수 3인과 재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진행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금메달로 마무리한 지 벌써 2달 가까이 됐다. 이후 어떻게 지냈는지.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동안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 금메달로 잘 마무리해서 다행스럽다. 대회가 끝난 뒤 일주일 정도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다행이다’ 생각부터 들었다. 부담감이 정말 심했는데…지금 돌이켜봐도 국가대표팀이 아니라면 구성할 수 없는 환상적인 팀이었다. 선수도, 코칭스태프도.”
-T1 복귀 소식이 세간에 알려진 뒤 주변으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을 듯한데.
“다들 축하한다고 하더라. 다들 돈 많이 받냐고 물어본다(웃음).”
-왜 LPL 팀이 아닌 T1을 선택했나.
“낭만을 좇았다. ‘LoL 월드 챔피언십’ 기간에 T1으로부터 오퍼를 받았다. 내년 선수단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길게 생각하지 않고 계약서에 서명했다. 나이를 더 먹으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지만 나는 요즘 ‘돈이 정말 전부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선수들한테는 ‘돈 많이 받아야 한다’고 조언하지만(웃음). T1을 선택하는 데 있어 연봉이 기준이 되지는 않았는데, ‘김정균 잡느라 선수 놓치겠다’는 글을 보면 마음이 찢어지더라(웃음).
무엇보다 T1에서 10년을 일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앞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간 T1에서 지도자로 있었다. 이제 3년을 더 일하면 10년을 T1 팬분들과 함께하는 게 된다. 내가 먼저 팀에 3년 계약을 제안했다. 10년…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아닌가. 그 시간 동안 T1 팬들과 기쁨과 슬픔, 모든 우여곡절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혁이와도 10년을 함께하고팠다.”
-아직 팀의 내년 선수단 구성이 마무리되지 않았는데, 먼저 도장을 찍었다.
“월즈 진행 중에 T1과 협상해서 팀이 스토브리그를 어떻게 마무리할지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나는 ‘기존 선수단을 전부 잡아줬으면 한다’는 뜻을 팀에 전달했다.”
-그렇다면 팀과 계약이 남아있는 두 선수와는 만나봤나.
“어제 FA로 전환된 선수들은 아직 제대로 만나보지 못했다. 팀에 남은 상혁이와는 어제도 인사했다. 상혁이와는 늘 좋았고, 지금도 좋다. 인터뷰에서 상혁이 얘기는 필요 이상으로 하고 싶지 않다. 상혁이가 워낙 유명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다. 상혁이 얘기를 꺼내면 내 의도와 다르게 해석될까봐….”
-T1을 건강한 팀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e스포츠는 팀과 선수가 보통 단년 계약을 맺는다. 지금 멤버를 유지하는 게 최우선이되, 만약 그러지 못하더라도 공백이 생긴 포지션에 새로운 피를 수혈하면 곧장 우승할 여력이 되는 팀이 건강한 팀이다. 과거의 T1도 월즈 우승한 이후 이듬해에 멤버가 유지된 적이 없었지만 늘 우승 컨텐더였다.”
-김 감독의 복귀에 대한 T1 팬들의 기대감이 크다.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남긴다면.
“T1 팬들에게 우승의 기쁨을 선물로 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번에 다른 팀들의 구체적인 금액 제안도 듣지 않고 T1을 선택했다. 믿으실지는 자유지만, 저는 정말 순수하게 팬분들을 웃게 만들어드리는 게 프로스포츠의 감독으로서 목표이고 또 역할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3년간 최선을 다하겠다.”
윤민섭 이다니엘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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