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찾아가 교사 찌른 20대...조현병 망상이 원인

[한국경제TV 박근아 기자]

조현병을 앓던 20대가 과거 자신의 모교 교사들이 괴롭혔다는 망상에 빠져 교사를 찾아가 살해를 시도해 중형이 선고됐다.

A(28)씨는 지난 8월 4일 오전 10시께 자신의 모교인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 가서 교사 B(49)씨의 얼굴과 옆구리 등을 흉기로 10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2층 교무실 앞에서 기다리다 들어오던 B씨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범행 직후 달아났다 3시간여만에 붙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씨를 비롯한 다수의 교사로부터 고교 재학 시절 집단 괴롭힘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A씨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가 정신질환에 따른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범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정신과에서 우울증·조현병 증세로 통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의사에게 입원 치료를 권유받았으나 지난해 12월부터 이를 거부하고 약물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정신질환은 범행 동기에만 영향을 미쳤을 뿐, 범행 후 전화번호를 변경하거나 수일 전에 여권을 신청하는 등 계획범죄로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대전지법 형사11부(최석진 부장판사)는 23일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8)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조현병 증상인 피해망상에 의해 범행을 저질렀으나 범행 장소나 방법·동기 등을 고려하면 매우 위험하고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는 심각한 상해를 입어 신체적 기능이 회복되지 않았으며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받았다"며 "피고인이 정신병을 알고 있었음에도 가족들이 제대로 조처하지 못한 점 등으로 볼 때 재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