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홍콩이 있다', 우혜림·황찬성의 여행 같은 러브 판타지 [D:현장]

강윤성 감독 연출

강윤성 감독이 우혜림, 황찬성을 내세워 이번에는 러브 판타지를 선보인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23일 오전 서울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는 강윤성 감독, 배우 우혜림, 황찬성이 참석한 가운데 '홍콩 인 더 렌즈' 프로젝트 중 하나인 '내 안에 홍콩이 있다'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홍콩 인 더 렌즈'는 아시아의 대표 도시 중 하나인 홍콩을 모티브로 3개국 감독이 모여 단편 영화를 만드는 프로젝트다. 한국 대표로 강윤성 감독과 우혜림, 황찬성이 만나 '내 안에 홍콩이 있다'를 만들었다.

'내 안에 홍콩이 있다'는 어느 날 느닷없이 잠옷 차림으로 홍콩에 떨어진 혜림이 기억을 더듬어 한 가게를 찾아가고 그 곳에서 첫 사랑 찬성을 만나지만 무슨 짓을 해도 현실로 돌아갈 수 없어 최후의 수단을 시도하는 단편 영화다.

강 감독은 "원래 이 프로젝트는 팬데믹 이전에 제안 받았다. 팬데믹 때문에 연기 됐다가 끝나는 시점인 올해 1월에 촬영을 시작했다. '카지노' 후반 작업이 끝난 상황이라 프로젝트에 들어가기 좋겠다 싶었다"라고 '홍콩 인 더 렌즈'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내 안에 홍콩이 있다'의 시나리오는 홍콩이란 장소와 우혜림, 황찬성에게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강 감독은 "판타지 로맨스를 해보고 싶었는데 홍콩과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두 배우가 캐스팅 된 후 인물의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 어떤 관계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물어봤다. 촬영 직전까지도 대본을 고치면서 작업했다"라고 말했다.

우혜림은 불면증으로 최면을 거는 순간 홍콩에서 눈을 뜨는 혜림 역, 황찬성은 홍콩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찬성 역을 맡았다. 강윤성 감독은 우혜림, 황찬성의 실제 배경을 캐릭터에 녹인 이유에 대해 "배우의 매력을 가장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배우들 역시 자신들의 이야기로 연기하면 조금 더 자연스러울 것 같았다. 두 배우가 옛날 이야기를 꺼내며 '맞아 그랬었지' 하는 게 참 좋아 보였다. 한국 관객들은 두 분의 삶에 대해 대충 알고 계신다. 한 때 아이돌 활동을 했던 분들이 나중에 나이를 먹고 타지에서 만나면 어떤 감정일까가 '내 안에 홍콩에 있다'의 포인트였다"라고 설명했다.

우혜림은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 (황)찬성 오빠와는 오랜 만이고, 작품은 처음이라 좋았다. 무엇보다 제가 어린 시절 살았던 홍콩에서 촬영한다는 게 저에게 의미가 있었다"라고 '내 안에 홍콩이 있다'에 참여한 이유를 전했다.

그는 "첫 장면에서 잠옷에 맨발로 돌아다닌 신이 기억이 많이 난다. 평소의 저라면 절대 그러지 않는 성격이다. 눈을 뜨고 홍콩에 떨어졌다는 걸 알았을 때, 극 중에서 난리 치고 욕도 하는데 저는 조금 더 차분하다. 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돼 기쁘다. 제가 언제 침사추이 거리를 맨발로 걸어보겠나. 평소에 하지 못할 경험을 하게 돼 새로운 도전이었다"라고 프로젝트 참여에 만족감을 보였다.

황찬성은 "'강윤성 감독님 단편이 하나 있다'까지만 듣고 장르, 시나리오, 출연자 보지도 않고 하겠다고 했다. 이후 혜림이가 한다고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원더걸스와 2PM으로 활동하며 한솥밥을 먹었기에 친분이 있어 현장이 조금 더 편했다고 밝혔다. 우혜림은 "알던 사람과 연기를 편하게 할 수 있었다. 오빠가 잘 이끌어줄 거라고 믿고 있었다. 제가 연기 경험이 없어 오빠가 저를 어떻게 생각했을지 궁금하다"라고 전했다.

황찬성은 "혜림이가 캐스팅 됐다는 이야기 듣고 어린 시절 홍콩에 살았던 경험이 있으니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연기 경험이 얼마나 있느냐는 생각을 전혀 안했다"라며 "아예 처음 만나는 사람이었다면 친해지려고 노력했을 텐데 그 시간을 생략하고 바로 연기할 수 있어 좋았다"라고 우혜림과 함께한 소감을 말했다.

황찬성은 "첫 촬영이 키스신이었다. 그래서 혜림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혜림이는 키스신이 처음이라고 하더라. '나라서 미안하다'라고 사과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황찬성은 강윤성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 "현지 사전 헌팅 다닐 때 따라다녔다.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현장에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 그 고민이 어떻게 연출로 드러나는지 궁금했다. 배우는 항상 내가 하는 행동의 타당성을 찾고는 하는데, 감독님께서는 저의 그 수고를 굉장히 덜어주셨다. 그 점이 감사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우혜림은 "오랜 만의 작품이라 부담이 있었다. 감독님이 액션을 주로 연출하셔서 무섭기도 했는데 젠틀하셨다. 제가 들떠있거나 고민이 많았는데 그 때마다 감독님이 디렉션을 잘해주셨다. 녹음실에서 PD님이 저를 가이드 해주셨던게 생각났다"라고 박진영과 비유했다.

강윤성 감독은 홍콩 제작진과의 작업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홍콩 스태프들은 거의 한국 스태프들과 차이 없는 숙련도를 지니고 계셨다. 한 가지 걸렸던 건 장비가 조금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우선 송신 장치를 촬영할 때 거리가 조금만 멀어져도 수신이 안됐다. 그래서 이번에는 택시 촬영 때 트렁크에 타야 했다. 나머지는 모두 좋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내 안에 홍콩이 있다'는 2023년 11월 이후 CJ ENM 채널을 통해 공개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