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부터 우영우·향가까지'…런던금융특구시장의 韓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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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마이넬리 런던금융특구 시장이 22일(현지시간)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치 예찬을 비롯해 한국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라시대 사찰 불국사를 언급한 데 이어 한국 전통문학인 향가의 구절을 영어로 낭송하는 등 지극한 한국 사랑을 보였다.
마이넬리 시장은 22일(현지시간) 오후 런던금융특구 길드홀 내 그레이트홀에서 주최한 만찬에서 윤 대통령을 환영하며 "오늘 김치의 날(11월22일)을 축하한다"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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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사 마무리는 향가 낭송
마이클 마이넬리 런던금융특구 시장이 22일(현지시간)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치 예찬을 비롯해 한국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라시대 사찰 불국사를 언급한 데 이어 한국 전통문학인 향가의 구절을 영어로 낭송하는 등 지극한 한국 사랑을 보였다.
마이넬리 시장은 22일(현지시간) 오후 런던금융특구 길드홀 내 그레이트홀에서 주최한 만찬에서 윤 대통령을 환영하며 "오늘 김치의 날(11월22일)을 축하한다"고 말해 좌중을 웃게 했다.
통상 영국은 외국 정상을 국빈 초청했을 때 왕실 주최 공식 행사와 별개로 런던금융특구 시장이 국빈을 위한 오·만찬을 여는 것이 관례다. 중세부터 왕으로부터 일부 자치권을 위임받은 런던금융특구 시장 로드 메이어(Lord Mayor)로 불리며 이 지역에서 만큼은 영국 국왕에 이어 의전 서열 2위다.
마이넬리 시장은 찰스 3세 국왕이 지난주 런던 한인타운에서 김치를 선물받고, 처음 한 입 먹기 전에 조심스럽게 '머리가 터질까'라고 했다고 말한 내용을 전하며 자신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롯데월드에 마련된 김치 박물관에도 다녀온 경험도 언급했다.
김치 이야기에서 시작된 한국 문화 예찬은 K팝과 K드라마로 옮겨갔다. 마이넬리 시장은 "한국 문화와 창의성이 최전선에서 느껴지는 시대다"며 "K팝 그룹 블랙핑크는 어제 버킹엄궁에 왔는데 정말 아름다웠다"며 "유튜브에서 가장 많은 팔로우를 받는 그룹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점점 K 세상에 살아간다. 흔한 런던 사람은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식당에서 밥을 먹고, K팝을 듣고, 한국의 위대한 축구선수가 프리미어 리그에서 골을 넣는 것을 본다"고 재차 언급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웃음을 터트리며 박수를 쳤다.
마이넬리 시장은 재차 "'호텔 델루나', '사랑의 불시착',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같은 드라마들을 좋아한다"며 "정말 K 세상이다. 이것만 보더라도 영국과 한국의 관계가 얼마나 멀리까지 왔는지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국방부에 몸담았던 마이넬리 시장은 서방 국가들이 오래된 군용차를 한국에 팔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다며 "근데 이게 변했다. 제가 직접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을 보기도 했는데, 이 나라가 이제는 국방과 해운에서 선두로서 전 세계적으로 계약을 수주하는 나라가 됐다"고 감탄했다. 케임브리지대학 장하준 박사가 한국이 과감하게 자체적으로 독립적인 길을 걸었다고 말했다"며 "그리고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사찰을 방문한 경험도 소개했다. 마이넬리 시장은 "우리 부부가 한국에 갔을 때 한국의 사원들이 너무 아름다워 놀랐다"며 "특히 신라의 불국사는 정말 아름다웠는데, '고요한 아침의 나라'를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이넬리 시장은 환영사의 대미를 고려 광종 때까지 활동한 균여 대사의 향가로 마무리했다. 그는 영어로 "무지의 땅에 깊이 뿌리내린 고통의 그림자를 흩어버리라. 그리고 좋은 풀이 자라나고자 노력하고 있는 우리의 마음 밭에 물을 뿌려라. 아 가을 달밤의 들판은 얼마나 행복한가. 지식의 열매가 익어가고 있으니 말이다"고 낭송했다.
마이넬리 시장이 향가의 이름은 말하지 않았다. 다만 그가 읊은 구절을 살펴봤을 때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는 향가 26수 가운데 보현십원가(총 11수)의 한 수인 청전법륜가에서 오래된 표현과 불교적 사상을 빼고, 현대적으로 풀어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찰스 국왕 3세도 전날 버킹엄궁 볼룸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영어로 윤동주 시인의 '바람이 불어'의 한 구절을 낭송했고, 윤 대통령이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인용해 답사를 하는 장면을 연출한 바 있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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