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기’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정규 앨범의 가치 [D:가요 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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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소비가 빨라지면서 앨범의 수명도 과거에 비해 짧아졌다.
가요계에서 '정규 앨범은 사치'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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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소비가 빨라지면서 앨범의 수명도 과거에 비해 짧아졌다. 가요계에서 ‘정규 앨범은 사치’라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돌 가수는 물론이고 중견 가수, 인디 가수들까지 싱글, EP 수준의 곡을 발표하는 것이 현재 가요 시장의 현실이다.
물론 싱글을 내는 것을 깎아내리는 건 아니다. 그 나름대로 시대의 흐름, 트렌드에 맞게 변화한 것일 뿐이다. 디지털 시대에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이 보편화되면서 앨범 전체를 구매하는 대신, 특정 곡만을 선택해 청취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에 오히려 앨범을 만드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다.
특히 신인 그룹이라면 더욱 그렇다.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기 힘든 신인 그룹을 내놓으면서 정규 앨범을 내는 과감한 시도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앞서 뉴진스가 데뷔 앨범에 트리플 타이틀곡을 내세우면서 ‘이례적’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인기 가수들도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트리플 타이틀곡을, 그것도 신인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은 분명 파격적인 시도였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정규 앨범을 만드는 것이 ‘객기’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정규 앨범을 제작하고 발매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과 투자가 필요하다. 앨범을 채울 곡을 수급하는 일부터 레코딩, 마케팅, 홍보, 판매까지 다양한 단계를 거치면서다.
최근 정규 앨범을 발매한 크러쉬는 성시경의 유튜브 채널 ‘만날텐데’에 출연해 정규 앨범을 낸 이유에 대해 “앨범에 19개 곡을 담았는데 타이틀곡 외에 수록곡들은 사랑을 많이 못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나 자신을 위한, 팬들을 위한 사치였다. 스스로에 대한 욕심, 조금 더 나아가서 거의 객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비단 크러쉬만의 고민은 아니다. 성시경도 “가수는 앨범을 내야하는구나 느꼈다. ‘저는 이게 하고 싶은 얘기예요...’라고 해야 하는데 싱글은 ‘저는!’에서 끝나버리는 식이다. 크러쉬의 이번 앨범은 ‘이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다’ ‘어떻게 생각하세요?’까지 다 있었다. 그게 느껴져서 좋았다”면서 “아티스트가 항상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대중이 들을지, 말지도 모르는 곡들을 돈과 시간을 들여 굳이 만들어야 하냐는 의견도 많다. 성시경의 말처럼 수록곡을 하나, 혹은 두 개씩 따로 공개했다면 긴 시간 동안 오히려 각각의 곡에 대한 소비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정규앨범’이냐고 묻는다면 앨범이라는 하나의 그릇에 담겼을 때의 가치를 논해야 한다.
정규 앨범은 아티스트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로 작용하면서 특정 시기의 감정이나 경험을 담아내는 좋은 그릇이 된다. 하나의 곡도 그 자체로 이야기를 가지지만, 이 곡들이 큰 틀에서 같은 주제로 하나의 앨범에 담겼을 때의 파급력은 엄청나다. 많은 아티스트가 정규 앨범을 단순히 앨범의 형태가 아닌, 중요한 예술의 형태, 그리고 예술적인 성취를 보여주는 매체로 여겨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요즘은 앨범을 통째로 듣지 않는다’ ‘음반이 아닌 음원 시장에서 정규는 사치다’라는 말이 심심치않게 나오지만, 그럼에도 정규 앨범은 한 아티스트에 대한 이해와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앞서 한 힙합 가 정규 단위의 앨범 하나 없이 커리어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쌓고 있다는 것이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이라며 “음악 시장이 빠르게 변한 것처럼, 음악의 소비도 빨라졌다. 이럴 때일수록 좋은 음악, 좋은 앨범으로 스스로를 증명하고 아티스트에 대한 업계의 담론이 형성되어야 그 음악의 생명력도 길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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