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김강민에 진심인 한화 "우린 무조건 필요해, 은퇴 판단 존중하겠지만…"

조은혜 기자 2023. 11.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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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선택이지만, 한화 이글스에게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한화는 2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4 KBO 2차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LG 트윈스 투수 이상규를 지명했고, 2라운드 패스 후 3라운드에서 NC 다이노스 투수 배민서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하위권 3팀으로 두 장의 지명권을 받은 한화는 SSG 35명 보호선수 명단 안에 '보호되지 않은' 외야수 김강민을 지명했다.

한화의 외야는 여전히 황무지다. 수많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갔지만, 몇 선수들이 잠시 가능성을 내비쳤을 뿐 기회를 잡았다고 할 만한 선수는 아직 없다고 봐야 한다. 이런 와중에 지명 가능한 명단에 김강민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한화로서는 뽑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전성기의 모습이 아니라 한들 한화가 보는 김강민은 여전히 경쟁력 있는 선수였고, 선수단 전체 구성을 봐도 베테랑 김강민은 한화에게 꼭 들어맞는 카드였다.

2차드래프트 후 손혁 단장은 김강민 지명에 대해 "현재와 미래 두 부분의 가치가 모두 높다고 봤다. 스타팅으로도 나갈 수 있고, 대수비나 대타로도 그만한 자원이 아직은 우리 팀에 없다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리 외야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김강민 선수는 수비로 우리나라 1, 2등을 다툰 선수다. 최인호나 이진영, 장진혁 이런 우리 선수들도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김강민 선수가 특히 수비 쪽에서 업그레이드를 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코치가 얘기하는 것과 선수가 하는 걸 보고 느끼는 건 또 다르다"고 얘기했다.


코치에게도 큰 감명을 안긴 선수였다. 손혁 단장은 SK 와이번스 투수코치 시절을 돌아보며 "김강민 선수와는 SK 시절부터 좋았다. 나는 투수 출신이라 야수들에게 얘기를 들으면 좋은데, 그때 기억에 남는 게 많이 있다"고 당시의 몇 가지 장면들을 소개했다.

손 단장은 "최대한 배팅 수비를 많이 나와서 그 소리에 첫발 움직임을 계속 연습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고, 연장전에 갔을 때 나의 투수 선택을 두고 '4시간 동안 서 있는 야수들 생각도 한번 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한 적도 있다"면서 "우리 팀에 와서 막상 실력으로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그만한 가치는 충분이 있다고 생각을 해서 뽑았다"고  전했다.

다만 한화는 현역 연장을 두고 고민 중인 김강민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팀을 옮겨야 하는 상황까지 됐으니, 김강민의 마음은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한화는 김강민의 선택을 존중하되, 김강민의 기량이 아까워지는 일이 없도록,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최대한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손혁 단장은 "김강민 선수라면 충분히 은퇴 고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와 얘기는 한 번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떤 타이밍에 얘기를 해야 할지 고민은 하고 있다"면서 "나는 선수가 은퇴 시점을 조절해주셨으면 좋겠는데, 김강민 선수가 어떤 판단을 하든 충분히 존중을 한다. 분명 김강민 선수도 팬분들 생각을 할 수밖에 없을 거다"라고 덧붙였다.


현장에서도 베테랑, 그것도 김강민이라는 베테랑의 합류는 두 손 들고 환영할 만한 일. 최원호 감독은 "우리 팀에 경험 있는 외야수가 없다. 아직 최인호나 이진영, 김태연을 상수로 보기는 어렵다. 이 선수들이 극심한 슬럼프를 겪거나 부상이 왔을 때 기용할 수 있는 선수가 다 경험이 없는 선수들인데, (김강민이 오면) 경험 있는 선수를 쓸 수 있는 데다 다른 선수들이 노하우도 배울 수 있다"면서 "백업으로 쓰겠지만, 좋으면 나가는 거 아니겠나. 실력 차이가 난다면 주전으로 나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침 한화에는 이번 시즌까지 SSG에서 김강민과 한솥밥을 먹었던 정경배 코치가 수석코치로 와 있다. 가장 최근까지, 가장 가까이에서 김강민의 컨디션을 지켜봤다. 정경배 코치는 "최근까지 SSG에서 봤을 때 몸 상태도 크게 문제 없고, 우리 팀에 충분히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정경배 코치는 "경험이 쌓이면서 더 노련한 타격을 했고, 수비 범위가 전성기 시절과 비교해 좁아졌다고는 해도, 송구 능력이나 타구 판단 능력은 여전히 리그 상위급이다"라고 평가하며 "경기 외적으로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선수라 우리 팀에서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 수 있다고 본다"고 기대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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