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석환-홍건희와 협상 앞둔 두산, 잔류 위해 최선 다한다..."금액 차 크지 않으면 잡아야"
(엑스포츠뉴스 양재동,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가 내부 FA(자유계약) 내야수 양석환, 투수 홍건희와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내비쳤다. 서로가 생각하는 금액 차이만 크지 않다면 두 선수를 모두 붙잡고 싶다는 입장이다.
두산은 2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4 KBO 2차 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 포수 김기연을 지명했다. 두산은 1라운드에서 김기연을 데려온 뒤 2, 3라운드는 선수 지명 없이 'PASS'를 선언했다. 외부 유출도 투수 이형범(2라운드 KIA 타이거즈 지명), 외야수 송승환(2라운드 NC 다이노스) 두 명으로 출혈이 크지 않았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2차 드래프트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FA 선수들과는 아직 공식적으로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에이전트 쪽과 인사만 했다"며 "2차 드래프트가 끝난 이후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산은 올 시즌 이승엽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74승 68패 2무, 승률 0.521로 5위에 올랐다. 지난해 9위에 그쳤던 아쉬움을 털고 가을야구 초대장을 손에 넣었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리그 4위 NC 다이노스에게 9-14로 패하면서 그대로 2023 시즌을 마감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는 달성했지만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한해였다.
정규리그 종료 후에는 '집토끼'를 단속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주전 1루수 양석환과 불펜의 핵 홍건희가 FA 자격을 취득, 권리를 행사하면서 두 사람이 잔류할 수 있는 계약을 제시해야 한다.
양석환은 두산의 트레이드 성공 신화 중 한 명이다. 두산은 2021 시즌 개막 직전 리그에서 손꼽히는 좌완 불펜 함덕주와 우완 유망주 채지선을 LG 트윈스로 보내고 당시까지 미완의 거포였던 양석환과 좌완 영건 남호를 데려왔다.
양석환은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렸다. 2021 시즌 133경기 타율 0.273(488타수 133안타) 28홈런 96타점 OPS 0.827로 맹타를 휘둘렀다. 두산이 2015 시즌부터 시작된 연속 시즌 한국시리즈 진출을 '7'까지 늘릴 수 있었던 데는 양석환 트레이드 영입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양석환은 2022 시즌 107경기 타율 0.244(405타수 99안타) 20홈런 51타점 OPS 0.741로 주춤했지만 2023 시즌 반등에 성공했다. 올해 140경기 타율 0.281(524타수 147안타) 21홈런 89타점 OPS 0.787로 투고타저의 리그 흐름 속 손꼽히는 성적을 거뒀다.
두산은 양석환을 제외하면 1루를 책임질 자원이 마땅치 않다. 강승호가 올해 팀 상황과 상대 선발투수 유형에 따라 1루 미트를 끼고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강승호의 주 포지션은 2루수로 봐야 한다. 두산에게 양석환은 대체 불가 자원 중 한 명이다.
홍건희도 2020 시즌 중 KIA 타이거즈에서 트레이드로 두산으로 둥지를 옮긴 뒤 '유망주' 딱지를 뗐다. 두산 이적 첫해부터 60경기 68⅔이닝 3승 4패 1세이브 8홀드로 준수한 성적을 거둔 뒤 2021 시즌 65겨기 74⅓이닝 6승 6패 3세이브 17홀드로 리그 정상급 셋업맨으로 거듭났다.
홍건희는 2022 시즌에도 58경기 62이닝 2승 9패 18세이브 9홀드, 2023 시즌 64경기 61⅔이닝 1승 5패 22세이브 5홀드로 두산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투수조장으로 후배들을 아우르는 리더십도 호평을 받았다.
양석환, 홍건희가 '초대어급' FA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어느 팀에 가더라도 주축 선수로 뛸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승엽 감독은 두 사람이 내년에도 두산 유니폼을 입고 뛰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양석환의 경우 거취에 따라 내년 시즌 외국인 타자의 포지션도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승엽 감독은 지난 20일 "양석환, 홍건희가 올 시즌 우리 팀을 위해 굉장히 헌신해 줬고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며 "FA 계약은 구단에서 모든 평가를 하고 계약을 준비하겠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두 사람 모두 팀에 필요한 자원이다. 전력을 생각하면 당연히 필요한 자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두산은 2023 시즌 팀 타율 0.255로 10개 구단 중 9위, 팀 타점(565)은 최하위였다. 양석환이 내년 시즌 함께하지 못한다면 공격력 약화를 감수해야 한다.
홍건희는 올해 두산 불펜 요원 중 세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전반기 36경기 35이닝 3패 1홀드 20세이브 평균자책점 2.31, 후반기 28경기 26⅔이닝 1승 2패 4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05로 기보기 있기는 했지만 홍건희가 빠진다면 게임 후반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양석환, 홍건희 모두 이번이 커리어 첫 FA 권리 행사로 KBO 규정에 따라 A등급으로 분류된다. 타 구단 이적 시 20인 보호 선수 외 보상 선수 1명과 올해 연봉의 200% 보상, 또는 올해 연봉의 300%를 두산에 지급해야 하는 제약이 따른다.
보상 규정에도 양석환, 홍건희 모두 시장 수요가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양석환은 현재 리그에서 희귀한 토종 우타 거포, 홍건희는 검증된 필승조 불펜 요원이다.
김태룡 단장은 일단 "양석환, 홍건희의 에이전트와는 구체적인 금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며 아직 FA 협상이 진행되기 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내부) FA 선수들은 다 잡아야 한다. 우리도 (협상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며 "금액 차이만 크지 않다면 양석환, 홍건희와 계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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