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관문 안 열리고 엘베 갇히고…공포의 새 아파트 어디

김원 2023. 11. 23.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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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7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디에트르송도시그니처뷰. 입주 시작 이후에도 바닥 미시공 가구가 있었다. 독자 제공


인천 송도국제신도시에서 지난 9월 27일 입주를 시작한 디에트르송도시그니처뷰 입주자들이 시공사의 미시공과 하자로 불안에 떨고 있다. 송도 워터프론트 호수 조망이 가능한 이 아파트는 주상복합(578가구) 및 오피스텔(628가구) 1206가구 규모로 2019년 10월 분양 당시 주상복합 일반분양 403가구 모집에 2만436명이 신청해 50.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2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아파트의 미시공과 하자가 심각한 수준이다. 거실 창문 추락방지 난간이 설치되지 않은 가구가 있고, 벽지와 거실 마룻바닥 미시공으로 입주가 불가능한 사례도 있었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바닥 시공 인테리어 업체가 이 아파트 126가구의 공사대금을 먼저 받고 잠적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외에도 고층 가구의 방충망이 탈락해 아파트 외부로 추락한 사고가 발생했으며, 엘리베이터 갇힘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해 119구조대가 출동한 적도 있었다.

지난 9월27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디에트르송도시그니처뷰. 입주 시작 이후에도 추락 방지 난간 미시공 가구가 있었다. 독자 제공


강한 비바람이 불었던 이달 둘째 주에는 가구 출입 현관문과 창문에서 ‘굉음’이 들리고, 연돌현상(굴뚝으로 연기가 힘차게 솟아오르는 것처럼 건물의 수직 통로로 바람이 상승하는 현상)에 따른 압력으로 현관문이 열리지 않아 오전 학교 시험에 지각한 학생이 있을 정도였다. 공용부와 가구 내 콘크리트 벽체에 누수와 균열도 심심찮게 발견되는 상황이다. 남은 자재와 인화성 폐기물들이 단지 내에 상당 기간 방치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 아파트는 당초 7월 입주가 예정됐지만, 준공 지연으로 9월 27일에야 입주를 시작했다. 당시 시행사인 디엠개발(대방건설 자회사)은 “코로나19, 장기간의 우기, 원자재 및 인력 공급의 불안정, 화물연대 파업 등의 어려움으로 안전과 품질을 고려한 공사 기간 확보를 위해 입주예정일을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8월 말경 사전점검을 했는데, 입주민들에 따르면 당시 점검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미시공과 하자가 많았다고 한다. 한 입주민은 “하자 체크 건수가 가구별로 50~100건 이상에 육박해 미시공·하자 지시스티커가 턱없이 부족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돼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또 다른 입주민은 “공기에 쫓긴 데다 시공사의 귀책사유로 입주가 두 달 이상 지연되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미시공 상태에서 입주를 밀어붙인 것으로 보인다”며 “준공허가권자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준공을 내주면서 입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27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디에트르송도시그니처뷰. 입주 시작 이후에도 벽지 미시공 가구가 있었다. 독자 제공


입주민들은 시공사의 하자 대처에도 불만을 터뜨렸다. 한 입주민은 “하자 접수센터에서 매일같이 고성이 오간다”며 “보수 작업이 지지부진한데, 시공사에선 자재수급이 한 달 이상 걸려 늦어지고 있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공사 대방건설 관계자는 "하자의 경우 90%가량 해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날 인천경제청에서 입주민들과 시공사, 경제청 관계자 등이 만난 자리에서 대방건설 측은 하자 사안별로 조치 완료 일자를 입주민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방건설은 “하자로 인해 발생한 불편에 대해 입주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입주자 사전점검 하자의 경우 빠른 하자 처리를 위해 별도 하자 보수업체를 추가 선정하였으며 입주 예정일이 빠른 가구 순으로 하자 보수를 진행 중이고,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하자 보수가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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