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정찰위성

고승욱 2023. 11. 23.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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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사진을 보낸 세계 첫 정찰위성은 1960년 8월 18일 발사된 디스커버러14이다.

하지만 군사위성을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원숭이의 우주 귀환 프로젝트 '디스커버러'로 위장한 정찰위성 프로그램 '코로나'를 시작했다.

이후 미국의 모든 정찰위성 계획은 KH 시리즈로 불렸다.

북한이 발사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는 해상도가 3m급으로 60년대 운용된 KH4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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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욱 논설위원


우주에서 사진을 보낸 세계 첫 정찰위성은 1960년 8월 18일 발사된 디스커버러14이다. 58년 12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공군의 위성 계획을 중단시키고 이를 중앙정보국(CIA)에 넘겼다. 평화적 목적만을 위해 우주개발에 나선다는 이미지로 스푸트니크 쇼크를 극복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군사위성을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원숭이의 우주 귀환 프로젝트 ‘디스커버러’로 위장한 정찰위성 프로그램 ‘코로나’를 시작했다. 사진을 전송하는 기술이 없어 위성에서 분리시킨 필름통을 수송기로 회수했는데, 이를 귀환이라고 둘러댔다. 코로나의 코드명은 키홀. 열쇠구멍으로 몰래 본다는 뜻이다. 이후 미국의 모든 정찰위성 계획은 KH 시리즈로 불렸다.

1995년 빌 클린턴 대통령이 기밀해제한 코로나 문서에 따르면 처음 회수한 필름부터 엄청난 정보가 담겨 있었다. 구소련 구석구석을 촬영한 필름이 900m가 넘었는데 초고고도 정찰기 U2가 3년6개월 동안 찍은 것보다 많았다. 당시 150~200기로 추정된 구소련의 전략 핵미사일이 20기 미만이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코로나는 72년 KH4로 종료됐지만 시리즈는 계속됐다. KH5부터 해상도가 2m 이내로 줄었고 KH9으로는 입체 영상이 가능했다. 76년 시작돼 지금도 운용 중인 KH11부터는 전파로 사진을 보내 필름통을 회수하지 않아도 됐다. 미국 정부는 이후 KH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고, 국가정보국(NRO)이 관할하는 모든 위성 계획을 1급 비밀로 통제했다. 하지만 언론은 지난해 발사된 NRO L162와 NRO L91(USA338)을 여전히 KH14라고 부른다. 여기에는 1㎝급 고해상도 카메라와 스텔스 기능이 장착됐다는 주장도 있다.

북한이 발사한 정찰위성 만리경 1호는 해상도가 3m급으로 60년대 운용된 KH4와 비슷하다. 우리나라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한 한국형 정찰위성에 비해도 성능이 한참 떨어지는 조악한 수준이다. 그래도 정찰위성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정보의 종류와 적시성 면에서 차원이 다르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고승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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