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의회 연설 직후 NSC 연 尹… 9·19 일부 효력정지 즉각 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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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이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찰스 국왕은 상대국을 대표하는 문학가들의 시구를 만찬사로 주고받으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찰스 3세가 버킹엄궁에서 주최한 오찬에서도 "영국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장병을 파병한 나라"라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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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사로 윤동주 시 읊은 찰스3세
尹 “나의 벗…” 셰익스피어로 화답
윤석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이 주최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찰스 국왕은 상대국을 대표하는 문학가들의 시구를 만찬사로 주고받으며 신뢰감을 드러냈다.
찰스 국왕이 먼저 만찬사를 맡아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섰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며 윤동주 시인의 ‘바람이 불어’ 마지막 구절을 영어로 암송했다. 찰스 국왕은 “한국이 빠른 변화를 겪는 와중에도 자아를 보존하는 것은 한국의 해방 직전 불행히 작고하신 윤동주 시인이 예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찰스 국왕은 “양국의 다음 140년간의 돈독한 관계를 위해 자랑스럽고 기쁘게 건배를 제안한다”며 한국어로 “위하여”라고 외쳤다.
윤 대통령은 만찬사 순서를 넘겨받은 뒤 6·25전쟁 당시 영국이 파병했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한국과 영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나눈 혈맹의 동지”라며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함께하지 못할 일이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저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 비틀스와 퀸, 그리고 엘튼 존에 열광했다”면서 “최근에는 한국의 BTS, 블랙핑크가 영국인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인용해 영어로 “영국, 나의 벗이여, 영원히 늙지 않으리라”고 화답하며 약 7분간의 만찬사를 마쳤다.
찰스 국왕은 한·영 양국의 문화적 성취를 설명하면서 “영국에 대니 보일이 있다면 한국에는 봉준호가 있고, 제임스 본드에는 오징어 게임이 있으며, 비틀스의 ‘렛잇비’에는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있다”며 “그러나 불행히도 저는 세종대왕의 뒤를 따라 완전히 새로운 알파벳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검은색 연미복에 흰색 나비넥타이를 착용했으며, 부인 김건희 여사는 검은색 원피스 차림이었다. 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포함해 양국에서 170여명이 참석했다. 블랙핑크 멤버 4명이 모두 참석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찰스 3세가 버킹엄궁에서 주최한 오찬에서도 “영국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장병을 파병한 나라”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에 대해 찰스 국왕은 “그동안 양국 협력의 깊이와 범위가 크게 발전해 왔다”면서 “이번 국빈방문이 앞으로 한·영 관계 발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국빈방문 일정을 소화하면서 실시간으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한 보고를 받고 대응책을 마련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총리 주재 임시국무회의에서 의결된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안’을 런던에서 즉각 재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찰스 국왕과 함께 마차로 버킹엄궁으로 이동해 환영오찬이 진행되던 때에 군사정찰위성 발사 소식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예정된 영국 의회 연설까지 마친 뒤 런던의 한 호텔에서 화상으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는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에 대한 감시정찰 능력 강화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성능 향상에 그 목적이 있다”며 “적법 절차에 따른 대응조치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런던=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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