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 빈대 발견 첫 고객에 여행비 일부 환불"…파격 조건 내건 홍콩 여행사

"고객 안심시키려는 취지"

세계 곳곳에서 빈대 공포가 확산하는 가운데 홍콩의 한 여행사가 한국 여행 도중 빈대를 발견하는 첫 고객에게 여행비 일부를 환불해주겠다고 공지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홍콩 여행사 윙온트래블서비스(윙온트래블)는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2월 29일 사이 한국 여행 중 호텔, 버스, 식당 등에서 살아있는 빈대를 발견한 첫 번째 고객에게 귀국 시 여행비 일부를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가이드나 버스 기사 등 여행사 직원이 빈대 발견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영등포쪽방촌에 빈대관련 홍보포스터가 붙어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윙온트래블은 해당 조치에 대해 "고객을 안심시키고 우리의 모든 서비스 파트너가 위생 규정 준수를 위해 신중히 점검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홍콩 여행사 중 이러한 환불 조치를 내건 곳은 윙온트래블이 처음이다.

반면, 홍콩 여행사 EGL은 지금껏 진행한 여행에서 빈대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빈대 문제는 이미 지나갔다고 믿으며 예약 고객 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해당 여행사 측은 호텔과 버스의 위생을 계속해서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외에도 여행사 WWPKG는 직원들에게 소독 스프레이를 지급하고 호텔과 버스의 청결 상태를 점검하는 등 추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빈대 불안감'에 홍콩서 살충제 판매 172배 급증

지난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환승 라운지에서 공항 관계자들이 빈대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편 홍콩에선 해외발 빈대 출현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살충제 판매와 해충 방제 예약이 급증하고 있다.

홍콩 전자상거래 플랫폼 숍라인은 광군제 쇼핑 축제를 맞아 지난 11∼12일 해충 방제와 빈대 살충제 판매가 172배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한 판매상은 빈대 방지 여행용 키트의 인기로 하루 동안 200만홍콩달러(약 3억4000만원)어치를 판 것으로 전해졌다.

숍라인 측은 SCMP에 "이는 널리 퍼진 빈대 문제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상당한 수준의 우려와 빈대가 들끓는 것을 예방하려는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해충 방제업체 예약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홍콩 아이비해충방제의 헨리 청 컨설턴트는 "우리는 한 달에 보통 8∼10건의 방제 출장 요청을 받는데 이번 달에는 이미 20건이 넘어섰다"고 말했다.

다만 홍콩 전문가들은 좁은 땅에 인구 밀도가 높고 고온다습한 홍콩이 빈대 서식에 최적의 환경이며, 원래 홍콩에는 빈대가 많다고 지적했다.

홍콩중문대 추슈와이 교수는 홍콩 공영방송 RTHK에 출연해 "홍콩에는 이미 빈대가 흔하다"며 "2021년 우리가 설문조사를 했을 때 응답자의 6분의 1이 집에서 빈대를 발견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