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중, 손흥민·이강인에 '레이저 공격'…애국가 야유도

클리스만호, 中 원정 3:0 완승
中 관중들, 비매너 행동 논란

클리스만호가 중국을 상대로 3대0 완승을 한 가운데 일부 중국 관중들이 한국 대표팀 선수들을 향해 레이저 불빛을 쏘는 등 비매너 행동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위르겐 클리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1일 중국 광둥성의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C조 2차전 중국 원정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4만여석이 모두 동날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렸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만큼 중국 관중들의 일방적 응원이 이어졌다. 중국 관중들은 경기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야유를 하는 등 경기 전부터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다.

21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한국과 중국의 경기. 프리킥을 시도하는 이강인의 몸에 중국 관중이 쏜 레이저 포인터가 표시돼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또 경기 중 중국 관중이 한국 선수의 눈을 겨냥해 레이저 불빛을 쏘는 경우도 있었다. 프리킥을 준비하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얼굴과 어깨 주변에 초록색 레이저 불빛이 여러 차례 포착돼 빈축을 샀다.

전반 11분쯤에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페널티킥을 차기 전 얼굴에 초록색 불빛이 어른거리는 장면이 중계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상대 관중의 견제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손흥민은 페널티킥에 성공해 선제 득점을 올렸다.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얼굴에 중국 관중이 쏜 레이저 포인터가 표시돼 있다. [이미지출처=엑스(옛 트위터)]

상황이 이렇자 중국 관중들을 향한 국내 팬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국내 누리꾼들은 "축구도 지고 매너도 진 중국", "스포츠 매너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저렇게까지 해서 이기고 싶나", "부끄러움을 모르는 관중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중국 관중들의 '레이저 공격'에도 이강인은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행동이 있었다는 것은 몰랐다. 전혀 문제없었다"고 했다.

이어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매 경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 모든 선수들이 그랬다"며 "승점 3점을 따고 싶은 마음이 컸고 그랬기 때문에 3점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한 남성이 다른 관중들로부터 둘러싸여 위협을 받고 있다. [이미지출처=웨이보]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관중끼리 물리적 충돌도 빚어졌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는 손흥민이 주장을 맡은 토트넘 홋스퍼 유니폼을 입은 한 남성 팬이 주변 중국 관중들과 말싸움을 벌이다 물리적으로 충돌한 영상이 확산했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한 (토트넘) 팬이 경기장에서 구타당했으나 (현장에서) 잘 통제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으며, 특정 부분에서 추악한 장면까지 이어졌다"며 "왜 충돌이 일어났는지 불분명하지만, 한국 최고의 선수인 손흥민이 토트넘의 주장을 맡고 있어 중국 팬들의 분노를 샀을 수 있다"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