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한동훈, ‘지는’ 인요한…韓 “나는 스타장관 아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사진 왼쪽)과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모습. 연합뉴스

‘한동훈 출마설’이 튀어나오면서 ‘인요한 혁신위’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얘기가 국민의힘 내부에서 퍼지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내년 4월 총선 출마에 관해 확답은 자제하고 있지만, 출마설만으로도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하고 있다.

한 장관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지방소멸 위기, 실천적 방향과 대안’ 세미나에 참석한 뒤 기자들로부터 총선 출마에 관한 질문을 받고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한 장관은 또 “나는 ‘스타 장관’이 아니다”라며 “법무부 장관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어 “국민의힘이 나를 띄운다는 것에 대해 공감할 분은 많지 않을 것 같다”면서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나를 띄운다는 점에는 많은 분이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장관은 자신에 대해 탄핵소추를 검토했던 민주당의 이재명 대표가 오히려 ‘탄핵감’이라고 반격을 가했다. 한 장관은 “어떤 공직자가 세금으로 샴푸를 사고 가족에게 법카(법인카드)를 줘서 소고기 초밥을 먹으면 그건 탄핵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재차 거론한 것이다.

한 장관은 대구(17일)·대전(21일) 등 지방 일정에 대해 “총선과는 전혀 관계없는 당연히 해야 할 임무”라고 선을 그었다. 한 장관은 또 “미뤄뒀던 현장 일정을 하는 것”이라며 “나보다 박범계 전 장관이 (현장 방문을) 훨씬 많이 다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는 한 장관의 총선 출마 지역을 놓고 다양한 주장들이 분출했다. 5선 중진 서병수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한 장관 출마 지역이) 서울 종로도 좋고, 험지도 좋다”면서도 “하나에 하나를 더했을 때 둘 이상이 될 전략적 선택도 필요하다”고 밝히며 전략공천 필요성을 시사했다.

검사 출신 김웅 의원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한 장관이 중도층에 대한 소구력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며 “욕을 먹더라도 일단 (당의 텃밭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나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한 장관이 뜨는 데 비해 혁신위에 대한 관심은 크게 줄어들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의원은 “나올 만한 혁신안은 다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혁신위로부터 불출마·험지 출마 요구를 받았던 친윤(친윤석열)계와 당 지도부는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

혁신위의 타깃이 되지 않은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혁신위에 대해 피로감이 느껴진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최근 일부 울산 지역구 의원들이 ‘용퇴’ 압박을 받는 김기현 대표에게 울산 지역구(울산 남을) 출마를 요구하기도 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혁신위 말발이 사실상 먹히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혁신위는 동력을 계속 이어가려는 분위기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많은 분이 왜 대통령을 향해서는 목소리를 내지 않느냐는 얘기를 한다”며 “향후 그런 부분(당·정관계 재정립)도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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