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긴 싫어, 술 자리만 즐기자" 음주없는 주점 여는 日 맥주회사
2030 음주인구 감소에 전략수정
무알코올·저알코올 음료에 주력
"술을 마시는 사람도,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모두가 같은 자리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니케이)은 일본 아사히맥주가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저알코올·무알코올 음료를 전문 취급하는 회원제 바를 새롭게 선보인다고 보도했다. 술을 마시지 않아도 술자리를 즐길 수 있는 이른바 '스마트 드링킹'을 홍보한다는 취지다. 이러한 음주판매가 주력이 아닌 주점을 출시한 것은 술을 마시는 인구가 점차 줄어드는 일본의 주류업계에서는 새로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사히맥주가 디지털 마케팅 회사 덴츠 디지털과 합작해 만든 회사 '스마도리'는 스마트 드링킹을 위한 바를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바에 어떤 손님이 찾아오는지, 무엇을 선호하는지 등을 끊임없이 조사한 결과 술을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술집에 올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이에 시부야에 문을 연 것이 '더 피프스 바이 스마도리 바'다.
실제로 일본에서 술을 즐기는 인구는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아사히맥주가 20~60세 일본인 800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일상적으로 술을 마신다'고 대답한 사람은 2000만명이었다. 후생노동성의 2019년 조사에서도 주 3회 이상 술을 마시는 20대 남성 애주가 비율은 13%로 1999년의 34%에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일본 주류업계는 무알코올이나 저도수 술을 출시하며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에 오픈한 바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다.
이곳의 드링크 메뉴 대부분은 저알코올이나 무알코올로 바꿔서 주문이 가능하다. 여기에 인기 메뉴인 시부야 크래프트 콜라, 레모네이드는 알코올 0% 시럽을 만들어 탄산에 희석하거나 얼음에 뿌려주는 등의 방법으로 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 시럽은 기존 알코올 음료의 맛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을 넘어 기호도 조사를 통해 술을 안 마시는 사람들은 단맛을 좋아한다는 경향을 고려해 탄생한 상품이다. 시럽 형태로 알코올의 향을 즐길 수 있게 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마시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술을 잘 못 마셔도 저알코올·가향 맥주면 즐길 수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다양한 과일 맛 맥주를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실제로 이곳의 저알코올 복숭아 맛 맥주는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라는 응답자들이 더 많이 주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스마도리의 운영 방식과 다르게 회원제를 채택한 것도 이같은 실험을 위해서다. 더 피프스 바이 스마도리바는 중심에 카운터를 설치해 바텐더와 손님이 대화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는 아사히가 지난해 6월부터 운영 중인 다른 바와는 구분되는 특징이다.
원래 다른 스마도리의 바에서는 손님들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종업원 없이 원격으로 주문하고, 설문조사에 응했다. 방문객의 정보, 기호 등을 데이터로 축적할 수는 있었지만 정량 평가로는 방문객의 기호를 완벽히 파악할 수 없다는 한계가 생겼다. 이에 정성 평가를 위해 더 피프스 바이 스마도리바는 모든 주문을 바텐더에게 구두로 하도록 했다. 회원제로 바텐더와 대화를 나누면서 기업도 술에 대한 손님들의 생각을 듣고, 이 인사이트를 통해 확장성을 얻겠다는 것이다.
아사히맥주는 술집 방문객의 70%는 술을 마시는 사람이며, 마시지 않는 사람은 마시는 사람의 권유로 방문하는 것이라는 데이터도 얻었다. 이에 "술집에 술을 못 마시는 사람은 찾아올 수 없을까 하는 등의 가설을 세워 판매 전략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스마도리는 2025년까지 스마트 드링킹에 대한 인지도를 4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스마트 드링킹 문화를 양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이라고 니케이는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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