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169SV 마무리지만…'삼성맨' 김재윤 "어떤 보직도 괜찮다, 팀 승리 위해서라면" [인터뷰]

최원영 기자 2023. 11. 2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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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보직은 중요하지 않다. 오직 '팀 승리'에만 초점을 맞췄다.

자유계약(FA) 시장에 나온 우완 마무리투수 김재윤이 KT 위즈를 떠나 삼성 라이온즈에 새 둥지를 틀었다. 22일 계약이 공식 발표됐다. 4년 최대 총액 58억원 규모다. 계약금 20억원, 연봉 합계 28억원, 인센티브 합계 10억원의 조건에 합의했다.

삼성은 지난 19일 새벽, FA 시장의 문이 열리자마자 김재윤 측에 연락을 취했다. 김재윤은 "가장 먼저 내게 다가와 주셨다. 더불어 좋은 제안까지 해주셨다. 나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것이 느껴졌고 크게 와닿았다"고 밝혔다. 

그만큼 삼성은 김재윤이 절실했다.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최하위(4.60)로 고전했다.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4.26으로 리그 7위에 올랐으나 중간계투진이 5.16으로 꼴찌에 머물렀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자존심을 구겼다. 앞서고 있어도 믿고 맡길 만한 구원진이 없으니 늘 불안에 떨어야 했다. 경기 중후반 역전당해 패한 날도 많았다. 일찌감치 김재윤을 눈여겨본 배경이다.

김재윤의 어깨에 걸린 기대가 크다. 김재윤은 "삼성에서 나를 믿고 선택해 주셨다. 그만큼 바라는 바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중간투수, 마무리투수 등 어떤 보직을 맡게 될지 모르지만, 어느 위치에서든 내가 가진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다. 기대해 주신 만큼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자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비시즌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겠다. 과거 왕조를 세웠던 삼성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그 길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게 내 목표다"고 강조했다.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끝판왕'인 마무리투수 오승환을 오랫동안 동경해왔다. 한솥밥을 먹을 예정이다. 오승환은 올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다. 1982년생인 그는 현역 생활을 연장하기로 결심했다. 삼성에 잔류 의사를 내비쳤다. 구단 역시 오승환과의 재계약을 준비 중이다. 다음 시즌 오승환과 김재윤이 더블 스토퍼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재윤은 "그동안 몇 번 뵀지만 같은 팀에서 뛰어보는 것은 처음이라 설렌다. 기존엔 연결고리가 많지 않아 자주 뵙지 못했는데 앞으론 이것저것 많이 물어보려 한다"고 부푼 마음을 드러냈다.

오승환이 계속해서 뒷문을 지킬 경우 필승조로 보직을 옮겨야 할 수도 있다. 김재윤은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어느 팀에 있든 경쟁은 무조건 해야 한다"며 "보직 변경 등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나보다는 팀이 많이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대한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데만 집중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T에선 1군 투수진의 맏형으로서 후배들을 살뜰히 챙겼다. 삼성에서도 그라운드 안팎에서 선수단에 힘을 싣고자 한다. 김재윤은 "낯가림이 조금 있는 편이지만 선수들과 빨리 친해지기 위해 먼저 다가가려 한다. 말을 많이 할 것이다"며 "후배들에게는 친구처럼 잘해주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KT 구단과 선수단,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김재윤은 2015년 KT와 함께 KBO리그에 입성했다. 2021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함께하는 등 9시즌 동안 동고동락했다.

김재윤은 "KT는 내게 '시작'을 선물해 준 팀이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며 "애정이 많아 떠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고 전했다. 그는 "이강철 감독님과 선수들이 삼성에 가서도 잘하라며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감사하다"며 "KT 팬분들께서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셨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더 잘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도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삼성 팬분들은 무척 열정적이시고 뜨겁다고 알고 있다. 팬분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부임 후 첫 FA 계약을 마친 이종열 삼성 단장은 "김재윤은 이번 FA 투수 중 가장 좋은 자원이었다. 올 시즌 우리 팀의 가장 부족한 부분이었던 불펜을 보강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며 "김재윤 영입으로 뒷문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졌다. 궁극적으로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본래 포수였던 김재윤은 휘문고 졸업 후 2009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했으나 메이저리그(MLB) 데뷔엔 실패했다. 2012년 귀국해 현역으로 입대했다. 군 복무를 마친 뒤 2015년 2차 특별지명 13순위로 KT에 입단했다. 이후 투수로 전향했다.

2016년부터 뒷문을 맡았다. 2019년(2승2패 9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점 2.27)을 제외하곤 매 시즌 두 자릿수 세이브를 올렸다. 2021년 개인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KT 최초이자 KBO리그 통산 17번째였다. 지난 시즌엔 33세이브(9승7패 평균자책점 3.26)로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웠다. 리그 세이브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 시즌엔 59경기 65⅔이닝서 5승5패 32세이브 평균자책점 2.60을 선보였다. 리그 세이브 2위다. 또한 역대 17번째로 4시즌 연속 10세이브를 쌓았다. 3년 연속 30세이브도 달성했다. 역대 4번째의 대기록이다. 개인 통산 150세이브를 돌파하기도 했다. KT 투수 최초이자 역대 통산 9번째였다. 

김재윤의 KBO리그 9시즌 통산 기록은 481경기 44승33패 17홀드 169세이브 평균자책점 3.58이다. 역대 통산 세이브 순위 8위에 오르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로 이름을 떨쳤다.

▲구단별 2024 FA 승인 선수 명단(총 19명)

-LG: 임찬규 함덕주 김민성 오지환(이상 B등급)

-KT: 김재윤(B등급) 주권(A등급)

-SSG: 김민식(C등급)

-두산: 홍건희 양석환(이상 A등급)

-KIA: 김선빈(B등급) 고종욱(C등급)

-롯데: 안치홍 전준우(이상 B등급)

-삼성: 김대우 오승환 강한울(이상 C등급)

-한화: 장민재(C등급)

-키움: 임창민(C등급) 이지영(B등급)

◆2024 FA 계약 일지 및 세부 내용

-1호(11월 20일): 전준우(롯데, 재계약) / 4년 총액 47억원
*보장 40억원, 인센티브 7억원

-2호(11월 20일): 안치홍(롯데→한화, 이적 계약) / 4+2년 총액 72억원
*4년 보장 47억원, 인센티브 8억원
*2년 뮤추얼 옵션: 계약 연장 시 보장 13억원, 인센티브 4억원

-3호(11월 21일): 고종욱(KIA, 재계약) / 2년 총액 5억원
*계약금 1억원, 연봉 1억5000만원, 인센티브 1억원

-4호(11월 22일): 김재윤(KT→삼성, 이적 계약) / 4년 총액 58억원
*계약금 20억원, 연봉 합계 28억원, 인센티브 합계 10억원

사진=삼성 라이온즈,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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