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블랙핑크에 박수를, 환경문제 역할에 고무적"

안홍기 2023. 11. 2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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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영국이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를 격상하기로 한 가운데 영국 측은 국빈으로 방문한 한국 대통령에게 최고의 예우를 다했다.

찰스 3세 왕은 윤동주의 시를 인용하고, 비틀즈와 BTS를 동격으로 놓는 등 한국 대중문화를 높이 평가했다.

찰스 3세 왕은 영국 시간으로 21일 버킹엄궁에서 윤석열 대통령 등 한국 대표단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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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국빈만찬에서 한국 문화 극찬... 일제 저항 윤동주 시도 인용

[안홍기 기자]

 찰스 3세 영국 국왕(오른쪽)이 2023년 11월 21일 런던 중심 버킹엄궁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 옆에서 연설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한국과 영국이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로 관계를 격상하기로 한 가운데 영국 측은 국빈으로 방문한 한국 대통령에게 최고의 예우를 다했다. 찰스 3세 왕은 윤동주의 시를 인용하고, 비틀즈와 BTS를 동격으로 놓는 등 한국 대중문화를 높이 평가했다.

찰스 3세 왕은 영국 시간으로 21일 버킹엄궁에서 윤석열 대통령 등 한국 대표단을 초청해 만찬을 열었다. 한국어로 "영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만찬사를 시작한 찰스 3세 왕은 "갈피를 못잡을 정도로 빠른 변화를 겪으면서도 한국이 자존감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아마도 한국이 해방을 맞기 바로 직전에 돌아가신 윤동주 시인이 이 시를 쓰면서 예견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바람이 불어'의 끝부분을 인용했다.

"바람이 자꾸 부는데
내 발이 반석 위에 서 있다.
강물이 자꾸 흐르는데
내 발이 언덕 위에 섰다."

윤동주 시인처럼 일제에 저항한 이들 덕분에 민족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는 찬사로 풀이된다.

찰스 3세 왕은 "영국 문화계에서 한국의 위상에 가장 극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아마도 예술적 창의성일 것"이라면서 "(영국의) 대니 보일에는 한국의 봉준호가, 제임스 본드에는 오징어게임, 비틀즈의 '렛 잇 비'에는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있다"고 말했다.

"제니, 지수, 리사, 로제에 박수... 환경문제 우선시하는 데에 감탄"
 
 한국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들이 21일 영국 런던 버킹엄 궁에서 열린 한국 대통령 국빈 방문 국빈만찬에 참석하려 입장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찰스 3세 왕은 환경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날 만찬에 참석한 걸그룹 블랙핑크에게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젊은 세대가 그 대의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 "블랙핑크로 더 잘 알려진 제니, 지수, 리사, 로제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들은 영국이 의장을 맡은 COP26(기후변화당사국총회)의 대사로서 또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의 지지자로서 전 세계 청중들에게 환경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세계적인 수퍼스타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이런 중요한 문제들을 우선시 할 수 있는지 감탄할 수밖에 없다"고 추켜세웠다.

이같이 한국 문화를 극찬한 찰스 3세 왕은 "슬프게도, 제가 그 오래전 서울에 있었을 때, '강남 스타일'이라고 불릴 만한 것들이 많이 개발돼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았다"고 농담을 덧붙였다. 찰스 3세 왕은 왕세자였던 1992년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만찬사 뒤 찰스 3세 왕은 한국어로 "위하여"를 외치면서 건배를 제의했다.

윤 대통령은 건배사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인용, 영어로 "To me, fair friend, the United Kingdom, you never can be old"(영국 나의 벗이여 영원히 늙지 않으리라)라고 화답했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답사를 하면서 "영국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장병을 파병한 나라"라면서 윌리엄 스피크먼 병장, 제임스 로건 일병 등 한국전쟁 당시 희생한 영국 장병들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참전용사들을 만났다면서 "영국 장병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대한민국은 정치적으로 자유롭고, 경제적으로 번영하며 문화적으로 융성한 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며 "한국과 영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나눈 혈맹의 동지다.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함께 하지 못할 일이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윤 대통령과 찰스 3세 왕은 런던 호스가즈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 뒤 왕실 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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