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국빈만찬' 찰스 3세 윤동주 시 건배사에…尹은 셰익스피어로 화답
한국 측 30명, 영국 왕실과 정부 요인 170여 명 참석
이재용 삼성 회장, 블랙핑크도 버킹엄궁 국빈만찬장 초청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21일(현지시간) 오후 찰스 3세 국왕이 버킹엄궁에서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찰스 3세 국왕은 "영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한국어로 분위기를 띄운 뒤 영어로 번역한 윤동주 시인의 '바람의 불어' 한 구절을 낭송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영국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인용해 "나의 벗 영국이여, 그대는 내게 영원히 늙지 않으리라(To me, my fair friend, the United Kingdom, you never can be old)"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버킹엄궁의 볼룸(Ball Room)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드레스코드에 따라 검은색 연미복에 흰색 나비넥타이 차림으로, 김 여사는 검은색 원피스 차림으로 찰스 3세 국왕 내외와 함께 입장했다. 만찬에는 우리 공식 수행원과 기업인, 영국의 각계 주요 인사 170여명이 참석했다.
찰스 3세 국왕은 만찬사를 통해 "한영 양국의 외교 관계 수립 140주년에 즈음한 대통령의 영국 방문은 양국의 밀접한 동반자 관계를 자축하는 의미가 있다"며 "우리의 이 동반자 관계는 수십 년에 걸쳐 다져진 개인적인 돈독한 우애가 오늘날 우리 사회 여러 계층에서 진정한 우정으로 활짝 피어나 이뤄진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영국에 대니 보일이 있다면 한국에는 봉준호가 있고 제임즈 본드에는 오징어 게임이 있으며 비틀즈의 렛잇비(Let it be)에는 BTS의 다이나마이트가 있다"며 "우리 양국의 문화는 전 세계인의 상상력을 사로잡아 소위 소프트 파워를 초강력 파워로 바꾸는 탁월한 능력을 공히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우리 두 나라가 전진과 보존,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 때 우리 국민이 더한층 밀접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자신 있게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답사에서 "한국과 영국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피를 나눈 혈맹의 동지"라며 "우리가 미래를 위해 함께 하지 못할 일이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50년 우리가 공산 침략을 받아 국운이 백척간두에 섰을 때 약 8만1000여 명의 영국 병사들이 한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머나먼 길을 달려왔다"며 "오늘 한국전 참전 기념비에 헌화하고, 영국 참전용사들과 만나면서 양국의 우정이 피로 맺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새겼다"고 했다.
영국 문화에 대한 애정어린 마음도 드러냈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비틀즈와 퀸, 그리고 엘튼 존에 열광했다. 지금 해리포터는 수많은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한국의 BTS, 블랙핑크가 영국인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의 BTS와 영국의 콜드플레이가 함께 부른 'My Universe(마이 유니버스)'는 전 세계 청년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영국은 자유민주주의 정치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고안하고 선도해 왔다. 오늘날 대부분의 현대 국가들이 영국 의회민주주의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았다"며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대한민국은 자유·인권·법치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영국과 함께 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 미래를 향해 굳건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만찬에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박진 외교부 장관 등 공식 수행원들과 대통령실 관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재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특히 그룹 블랙핑크, 토트넘 홋스퍼 FC위민 소속 조소현 선수, 런던에서 활동 중인 박웅철 셰프·기보미 파티시에·박소희 의상디자이너도 초청됐다. 영국에서는 리시 수낵 총리 부부, 윌리엄 왕세자 부부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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