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 통증부터 남성불임까지… '정계정맥류', 늘어난 혈관 막아 치료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3. 11. 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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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특진실_ 민트병원
남성 불임 30~35% 정계정맥류 때문
음낭 통증·열감 등 일상 불편 커
인터벤션 색전술, 비절개로 통증 줄여
청소년·노인도 가능… 시술 당일 일상복귀
김재욱 민트병원 대표원장과 김건우 대표원장이 인터벤션 색전술을 이용한 정계정맥류 치료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지아 헬스조선 객원 기자

남성 생식기 질환 문제는 대부분 쉬쉬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남성 평균 기대수명이 83.6세인 시대에 생식기 질환은 덮어두고 살기엔 너무 큰 문제다. 생식기 질환은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건 물론이고, 남성으로서의 자존감까지 해친다. 원인이 무엇이 됐든 생식기 질환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20~40대 남성 불임의 주요 원인인 정계정맥류는 더는 방치해선 안 되는 질환으로 재조명이 필요하다. 건강한 남성의 삶을 유지하고 싶다면, 조금은 낯선 정계정맥류와 그 최신 치료에 대해 알아둘 필요가 있다.

김재욱 민트병원 대표원장

고환 통증부터 남성 불임까지 '정계정맥류'

정계정맥류는 음낭혈관에 발생하지만, 엄밀히 구분하자면 비뇨기질환보다는 혈관질환에 가깝다. 하지정맥류와 같은 정맥류 질환으로, 음낭에 생긴 하지정맥류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정계정맥류가 생기면 혈액의 역류로 피가 한 곳에 고이면서 열감이 발생하고, 혈관이 늘어지며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그 때문에 고환 또는 음낭 통증이 생기고, 음낭에 구불구불한 혈관이 육안으로 보인다. 음낭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더라도 한쪽 음낭의 크기가 지나치게 커지거나 늘어지고, 심한 음낭 비대칭이 생기기도 한다. 순환이 되지 않아 생기는 열감으로 인해 고환에 땀이 많이 차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는 경우도 많다.

정계정맥류는 20~40대 남성 불임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남성 불임환자의 약 30~35%에서 정계정맥류가 확인된다. 다만, 정계정맥류가 젊은 남성에서만 생기는 건 아니다. 청소년기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대에서 발생한다. 전체 남성의 약 10~15%에서 나타난다. 진행성 질환이다보니 불임 문제는 없었으나 나이가 들수록 정계정맥류 증상이 심해져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는 중장년과 노인이 많다. 각종 성기 통증이 정계정맥류라는 질환임을 모르고 참고 사는 경우도 흔하다. 그로 인해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일찍이 정계정맥류 검사를 청소년기에 받아야 할 필수검사로 지정한 바 있다.

청소년·노인도 가능한 인터벤션 색전술

민감한 부위에 생기는 질환이다보니 정계정맥류의 치료는 어렵다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과거에는 정계정맥류를 치료하려면 전신마취 후 하복부를 절개해 문제 혈관을 찾아 묶는 수술을 해야 했기에 결코 치료가 쉽다고 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터벤션 색전술'로 간단하게 치료가 가능하다. 인터벤션 색전술은 혈관 내로 기구를 진입시킨 후 문제 혈관을 백금코일과 경화제로 막아 치료한다. 대부분 팔 쪽 정맥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팔 부위 국소마취만 하면 된다. 치료 시간은 20분 정도로 짧고, 회복을 위한 별도의 입원도 필요하지 않아 당일 퇴원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민트병원 김재욱 대표원장은 "인터벤션 색전술은 약 2㎜ 정도 크기의 침습만을 통해 혈관 안으로 가느다란 카테터를 진입시킨 후 술기를 진행한다"며 "전신마취가 필요 없고 시술시간도 짧아 초등학생 고학년 이상부터 기저질환이 많은 90대 노인까지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인터벤션 색전술은 예후도 좋다. 기존 절개수술법보다 정계정맥류 재발률이 낮다고 알려졌다. 김건우 대표원장은 "절개법은 말 그대로 혈관을 잘라 묶어주는 치료법인데 혈액의 역류가 발생하는 혈관은 생각보다 길이가 길고, 절개가 가능한 부위는 많지 않다"며 "특정 부위를 절개해 묶으면 당장은 문제가 해결되지만, 이는 넘치는 물을 댐으로 잠시 막아놓은 형태라 시간이 지나면 역류가 다시 발생해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그는 "반면, 인터벤션 색전술은 역류를 일으키는 근본적인 부위를 막아버리기 치료법이라 절개술보다 재발률이 훨씬 낮다"고 말했다.

인터벤션 색전술의 안전성은 이미 국내외에서 입증됐다. 미국, 독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정계정맥류 치료를 위해 인터벤션 색전술을 이용한다. 민트병원에서만 2008년 이후 4100건이 넘는 시술이 진행됐다.

약 2주간 복압 증가하는 행위만 주의하면 돼

인터벤션 색전술은 시술 후 1~2시간이 지나면 퇴원이 가능하다. 당일부터 대소변을 보는 등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다. 수술 후 약 1~2주간 복압을 높이는 행위만 주의하면 된다. 복압이 상승하면 시술부위가 터지면서 정계정맥류가 재발할 수 있다. 김재욱 대표원장은 "인터벤션 색전술 후에는 성관계 등 특정 행위를 하면 안 되는 게 아니라, 복압을 높이는 모든 행동을 시술부위가 완전히 회복되기 전까지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시술 후 1~2주 정도면 완전히 회복되므로 잠시만 주의하면 된다"며 "복압을 상승시키는 행위 외에는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건우 대표원장은 "수술 후 관리는 어려운 것이 없고, 관리가 필요한 기간도 잠시뿐이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정계정맥류의 인터벤션 색전술은 힘든 치료가 아니므로, 통증이나 불편이 있다면 참지 말고 검사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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