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구단은 왜 '황혼의 계약'을 보장하는가
배중현 2023. 11. 22. 08:44
계약 총액보다 놀라운 건 보장 기간이다. 20일 전준우(37·롯데 자이언츠)와 안치홍(33·롯데 자이언츠)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발표를 지켜본 한 야구 관계자는 "황혼의 계약"이라는 의미심장한 얘길 했다.
1986년생 전준우는 원소속팀 롯데와 4년, 최대 47억원에 계약했다. 보장액 40억원에 인센티브 7억원이 포함됐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로 두 번째 FA 권리를 행사했는데 조건이 더 나아졌다. 전준우는 개인 첫 FA 권리를 행사한 2020년 1월 4년, 최대 34억원(보장 32억원)에 잔류한 바 있다. 두 번째 FA 계약으로 최소 마흔한 살까지 그라운드를 뛸 수 있게 됐다. 계약 기간 4년을 보장하니 총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안치홍의 계약도 눈길을 끌었다. 롯데를 떠나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안치홍은 4+2년, 최대 72억원에 사인했다. 첫 4년간 총액 55억원(보장 47억원, 옵션 8억원)의 계약을 이행한 뒤 추가 2년 연장 여부를 구단과 선수가 결정(뮤추얼 옵션)해야 한다. 안치홍은 2020년 1월 2+2년, 최대 56억원에 FA 계약하며 KIA 타이거즈에서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당시에도 추가 2년에 대한 옵션이 포함돼 있었는데 2021시즌 뒤 무리 없이 발동했다.
최대 6년이 가능한 이번 계약으로 안치홍은 불혹에 가까운 나이까지 선수 생명을 보장 받았다. A 구단 단장은 "두 선수 모두 수비가 좋은 선수가 아니지 않나. 모든 선수가 마흔 살까지 뛸 수 있는 게 아닌데 그게 트렌드가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며 "전준우는 (부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그 가치를 생각하면 다른 구단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보는데, 안치홍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과거 30대 중반의 선수의 시장 가치는 높지 않았다. 은퇴가 임박했다고 판단, 계약 기간 4년을 보장받기 어려웠다. 2021년 12월 KT 위즈와 FA 계약한 '홈런왕' 박병호가 대표적이다. 당시 서른다섯 살이었던 박병호의 계약 조건은 3년, 최대 30억원(보장 27억원, 옵션 3억원)이었다. 계약일 기준 안치홍보다 나이가 두 살 많았는데 조건은 천양지차다.
B 구단 관계자는 "나이를 먹어도 기량을 유지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 한편으로는 전력을 보강할 방법이 마땅히 없으니까, (구단이) 선수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최근 KBO리그에는 비 FA 다년 계약이 부쩍 늘었다. 웬만한 대어급 선수는 FA로 풀리기 전 원소속팀과 다년 계약에 합의한다. 올해 FA 시장이 유독 '흉작'이라고 불리는 이유 중 하나다. 수요보다 매물이 적으니 몸값이 올라간다. 전력 보강을 원하면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 수밖에 없다.
대리인(에이전트)들이 적극적으로 협상하는 것도 한몫한다. 과거보다 객관화된 자료로 협상에 들어오니 구단으로선 선수의 가치를 무턱대고 깎을 수 없다. 투 트랙으로 협상 창구를 열어 선수의 계약 조건을 끌어올린다. C 구단 관계자는 "기량이나 성적이 크게 떨어진 선수가 아니라면 전준우와 안치홍의 계약 조건이 협상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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